[뉴스핌=김은빈 기자] “저축은행도 총량규제 적용 받으면 어떡하죠?"
저축은행업계가 좌불안석이다. 최근 금융당국이 대부업 광고 총량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저축은행에도 불똥이 튈까 염려하는 것이다.
특히 저축은행은 총량규제를 적용받을 경우 다른 업권보다 타격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저축은행은 대출광고 뿐만이 아니라 예·적금이나 기업 이미지 광고도 시간대 규제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뉴시스> |
지난 10일 금융당국은 대부업 광고 총량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대부업의 TV광고를 올해 상반기 대비 30%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저축은행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당국의 초점이 대부업에 맞춰져있긴 하지만, 대부업과 동일한 규제를 적용받는 저축은행으로선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 저축은행은 지난 2015년 이후 대부업과 동일한 TV광고 시간대 규제를 ‘자율’ 형식으로 받고 있다.
현재 저축은행 광고는 대부업과 동일하게 케이블에서 ▲평일 오전 7~9시 ▲평일 오후 1~10시 ▲휴일 오전 7~오후 10시에 금지돼있다. 또한 광고 내용이나 형식에 대해서도 동일한 규제가 적용된다.
저축은행 업계에선 당국이 대부업 광고 규제를 강화하면서 저축은행에도 동일하게 규제를 강화하지 않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당국에서 대부업이라고 못박아 말하긴 했지만 불안한 건 사실"이라며 "국회에 발의된 법안들 중에 저축은행, 여전사를 포함해 광고 전면금지를 시키자는 내용이 있는만큼 걱정된다"고 말했다.
◆ 이미지 광고…카드사는 자유, 저축은행은 시간대 규제 적용
저축은행의 걱정이 깊어지는 지점은 또 있다. 바로 광고규제 대상에 대한 문제다. 현재 저축은행이 시간대 규제를 적용하는 광고는 대출광고만이 아니다. 기업 이미지 광고나, 예·적금같은 수신 광고도 똑같이 규제를 받는다.
업계에선 광고 총량제가 저축은행에도 적용된다면, 규제 대상 범위만큼은 바꿔줘야 하지 않냐고 말한다. 무엇보다 저축은행에 대해서만 당국의 규제가 매섭다는 점에서 업계는 규제대상 범위 변경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같은 제2금융권인 카드사만 해도 기업 이미지 광고는 시간대 규제를 적용받지 않고 있기 때문.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당국에선 이미지 광고도 대출광고로 교묘하게 바뀌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며 "은행도 대출하고 이자도 받으면서 제한없이 이미지 광고를 다 하는데, 금리가 다르다는 이유로 저축은행만 규제받는 건 지나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국은 대출 외의 광고까지 규제한 적은 없다는 입장이다. 자율규제의 권한은 저축은행 중앙회에 있다는 것. 임명순 금융위 중소서민금융정책관은 "규제하고 있는 광고는 어디까지나 대출광고를 중심으로 한다"며 "저축은행들은 대부업을 준용해서 노출 자체를 자율규제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관계자들은 중앙회가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라고 말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앙회 차원에서 자율규제를 하는 건 맞지만, 규제 내용을 바꾸기 위해선 당국과 협의를 안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당국이 대부업의 TV광고 전면 금지까지 고려하고 있는 시점에서 업계의 불안은 한층 커진다. 현재의 규제범위가 유지된 상태에서 대부업에 전면규제가 시행되면 방송광고 자체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전면금지까진 안가길 바랄 뿐이지만, 얘기나오는 거 자체가 씁쓸하다"며 "지금도 충분히 규제를 하고 있고, 필요하다면 더 강화해야겠지만 전면금지를 하자는 얘기가 나오는 건 지나친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 측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임명순 정책관은 "대부업 광고 규제가 저축은행이나 여전업에도 적용될 지는 차후 국회 논의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올 것으로 본다"며 "국회 논의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뉴스핌Newspim]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