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지현 기자] "특허회사 1년 다닌 경험 있습니다. 그곳에서 계좌개설 및 연체 관리 업무 담당했는데, 어떻게 어필할 수 있을까요?"
금융권 최대 취업박람회에 참여한 취업 준비생들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현장 면접에 앞서 인사 담당자들과 상담하며 금융권 취업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13일 서울 동대문 디자인플라자에서 53개 금융회사가 참여한 금융권 취업박람회가 개최됐다. 이날 박람회에는 8000명이 넘는 금융권 취업 희망자들이 몰렸다.
신한·국민·우리·KEB하나·기업·농협 등 6개 은행은 현장 면접을 진행했다. 면접 과정에도 1300명이 넘는 현장 지원자들이 몰렸다.
이날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은 직접 현장에서 면접을 진행하기도 했다. 김 행장은 "금융이라는 것이 사람을 만나는 일이니 상호간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고, 팀원으로서의 역할도 중요하다"면서 "은행에 지원하는 각오와 초심을 유지하는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행장과 면접을 본 취업준비생은 "행장님과 면접을 보게돼 어안이 벙벙하다,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면서 "신입행원으로서 영업점에 가면 본인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어떤 은행원이 될 것인지에 대해 물었고, 앞으로 10~20년 동안 꾸준히 공부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KB국민은행 인사 담당자는 "최근 지원자들이 기업 인재상에 맞춰 본인을 억지로 끼워맞추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렇게 하면 개인의 특성이 잘 드러나지 않으므로, 본인의 경험을 솔직하게 풀어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은행원은 기본적으로 사람을 만나는 직업이므로, 지원자의 인성이 괜찮은지를 중점적으로 본다"면서 "인성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하나의 경험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채용부터 시작된 블라인드 채용에 대한 취업준비생들의 걱정과 궁금증도 이어졌다.
한 취업준비생은 "금융공공기관의 경우 이번부터 블라인드 채용이 시작되는데, 사실 그동안 준비해온 것들을 어떻게 어필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어떻게 자기소개서와 면접에서 그 경험들을 녹여낼 수 있을지를 인사담당자에게 물었다"고 말했다.
은행뿐 아니라 보험과 증권, 카드사 등 다양한 금융권의 채용설명회도 이어졌다.
한화생명 인사담당자는 "한화생명은 서류전형 대신 63초 동영상으로 본인의 열정과 자신감을 보는 전형이 있다"면서 "영상에 소개된 지원자의 모습 외에 다른 스펙이나 조건 등은 보지 않기 때문에 블라인드 채용보다 한 발 앞서나간 전형"이라고 소개했다.
금융권은 이날 박람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하반기 채용 절차에 들어간다. 이번 하반기 채용에서 전체 금융회사들은 6600명의 신규 직원을 채용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