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에라 기자] 롯데면세점의 임대료 조정 요청에 대해 인천국제공항공사가 협의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최대 면세점 사업자의 급작스런 공항 철수라는 최악의 상황은 면하게 됐다.
인천공항공사는 18일 공식 자료를 내고 "롯데면세점의 공식 임대료(최소보장액) 조정 협의 요청에 대해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지난 12일 롯데면세점이 공식 공문을 통해 임대료를 최소 보장액이 아닌 품목별 영업료율에 따라 책정해달라는 요청에 따른 것이다. 롯데면세점은 1주일 내에 회신해 달라고 최후 통첩한 상황이었다.
인천공항측은 현재 면세업계의 경영악화 상황을 인지하는 가운데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 개항 이래 지속적으로 면세점을 운영해온 중요한 파트너임을 고려, 협의를 통해 상호 접근 가능한 방안을 모색하는 논의의 장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의 임대료 조정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공항 면세점 철수도 적극 검토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다.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은 사드 사태 이후 중국인 관광객 급감으로 2003년 이후 14년만에 적자를 냈다. 이 상황에서 매출액의 40%에 달하는 공항 임대료가 부담으로 작용해 적자폭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있었다.
인천공항공사 면세점<사진= 뉴시스> |
2015년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 면세점을 운영하는 5년간 임대료로 4조1400억원을 내기로 했다.
운영 3년차(2017년 9월~2018년 8월)에 7740억원, 4~5년차(2018년 9월~2020년 8월)에는 1조원 이상의 임대료를 내야 하는 데, 결국 3년간 내야 하는 임대료가 전체 임대료의 70% 이상이나 되는 것이다. 롯데면세점은 사드 보복이 본격화한 올해 누적 적자가 2000억원 이상, 5년간 최소 1조4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인천공항공사로부터) 공식 입장이 발표됐으니 이제부터 잘 협의해가고 대응해나가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오는 19일에는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김영문 관세청장,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등이 출국장 면세점을 찾아 현장을 둘러본 뒤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 한인규 신라면세점 대표, 손영식 신세계면세점 대표 등과 30여분간의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도 현재 면세점 업계가 처한 상황과 임대료 조정에 대한 요구 등을 건의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임대료 인하가 현실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인천공항은 지난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가 발생한 당시 3월부터 12월까지 면세점을 포함한 업체 500여곳의 임대료 1000억원 이상을 감면해 준 적이 있다.
다만, 이로 인해 국세청으로부터 추징을 당한 경험이 있어 임대료 조정이 쉽게 합의를 보기는 힘들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인천국제공항 관계자는 “인천공항은 국내 관광 및 면세사업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추가 항공수요 창출 및 마케팅 확대노력을 펼치고 있다"며 "이번 협의를 통해 상호 접근 가능한 내실 있는 방안이 모색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