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송의준 기자] “미국은 인내심이 강하지만 북한의 도발이 멈추지 않을 경우 이를 완전히 무너뜨리는 것밖에 다른 선택 사항이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각) 유엔 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의 군사 도발에 대해 강력한 제압 의지를 다시 한 번 밝혔다. 기존보다 한 단계 수위도 높아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뉴욕 유엔 본부에서 유엔 총회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조연설의 상당부분을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언급하는 내용으로 채우는 등 강도 높은 발언을 통해 북한에 대한 경고를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로켓맨(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자신과 정권에 자살 행위를 하고 있다”며 “이들에 대응하는 것이 유엔이 존재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또 중국과 러시아 등 북한에 막대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국가들이 이번 제재안에 동참해준 것에 대해 감사를 전하면서도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많다”며 다른 유엔 회원국들도 대북 제재에 더 적극적으로 동참해 달라는 주문도 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 한다면 우리는 북한을 ‘완전히 파괴(totally destroy)’ 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라고 직접적인 타격 가능성을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이는 전날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펜타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서울을 해치지 않는 대북 군사 옵션이 있다”고 밝혀 미국의 추가 대응 방안에 대한 관심이 커진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라 미국의 군사대응 준비가 진척된 게 아니냐는 추론도 가능하다.
이는 북한이 탄도미사일 도발에 이어 6차 핵실험까지 강행하면서 한반도를 위기로 몰아가자 미국이 더 이상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한 것으로 보인다. 또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 ‘심판의 날’ 등 북한에 대해 강경발언을 이어왔음에도 김정은 정권이 아랑곳하지 않고 위협을 계속하면서 실제적인 군사대응을 강행하는 게 아니냐는 예상도 나온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준비돼 있고, 의지와 능력도 있지만 이러한 것(군사옵션)들이 필요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북한 정권이 추가 도발을 하지 않을 경우 대화 가능성도 열어뒀다.
결국 미국은 일단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통해 북한을 최대한 압박한 다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발을 계속할 경우 군사옵션 선택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군사옵션 선택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북한에 대해 아직도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를 자극해 제재에 동참하도록 유도해 경제제재 효율성을 높이는 것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뉴스핌 Newspim] 송의준 기자 (mymind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