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허정인 기자] 채권 외환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하루에 국채 2조원 어치를 순매도하고, 주식시장에서도 최근 사흘새 7000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달러/원 환율은 1140원으로 올랐다.
미국과 북한이 거친 '말 폭탄'을 주고 받으며 한반도에 긴장감이 고조되는 것과 관련 있는지 시장 참여자들이 긴장하고 있다. 장장 열흘간 휴일을 앞두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위험을 회피하려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분기말 정산을 앞두고 수익률 확정을 위해 매도하는 것이란 의견도 있다.
<자료=코스콤> |
코스콤에 따르면 27일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일 대비 5.5bp 오른 1.887%, 5년물 금리는 6.8bp 오른 2.087%, 10년물은 5.0bp 오른 2.360%로 장을 마쳤다. 20년물은 2.8bp 상승한 2.356%, 30년물은 3.6bp오른 2.363%으로 마감했다.
3년만기 국채선물은 22틱 하락한 108.58, 10년만기 국채선물은 80틱 하락한 122.72로 마쳤다.
외인 투자자들은 이날도 현물 시장에서 1조원 가량 팔아 치웠다. 전일 약 2조원어치 순매도에 이은 대량 매도다.
채권시장에선 매도 주체를 템플턴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 증권사 채권 운용역은 “최근 며칠 외인들이 현물채권을 매도하면서 자금이탈우려가 있었는데, 오늘도 대량매도를 확인하며 금리 상승을 촉발했다”며 “연휴를 앞두고 캐리수요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6월말 드라기쇼크 이후 7월 초 독립기념일 있었을 때의 외인 패턴을 분석해보면 분기말 수익확정을 위해 매도하는 경향이 있다”며 “정황 상 이번 주에 차익실현을 하고 연휴 이후 재 진입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영업 일을 고려해 볼 때 외인들이 이번 주에 채권을 팔아도 결제대금이 연휴 이후에 들어오기 때문에 영영 한국을 떠나기 위한 전략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다만 시장에 공포감이 깃든 만큼 채권시장은 남은 이틀 간 금리 레벨을 더 올릴 것으로 분석된다. 시중은행 딜러는 “시장에 쇼크가 올 때는 대부분 기관은 저가매수보다는 손절매도를 택한다”며 “이틀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큰 이벤트가 있지 않은 이상 현 추세를 유지하며 명절을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달러/원 환율은 전일 대비 3.9원 오른 1140.7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18일(종가 1141.3원) 이후 한 달 만에 1140원대를 넘겼다.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옐런 의장의 달러강세 발언이 역외매수를 이끌어서 달러/원 환율이 오늘 레벨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봤으나 분기 말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쏟아져서 상단을 막았다”며 “채권이나 주식시장에서 외인이 순매도하면서 달러 매수수요는 있는 것으로 파악되나 아직까진 큰 영향이 없다”고 전했다.
네고물량 수요로 달러/원 환율은 남은 이틀 간 현 수준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인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독일 총선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유로화 약세, 아베총리 총선 발언에 엔화가 약세를 잇고 있어 달러 강세 분위기는 계속 이어지는 중”이라며 “다만 네고 물량도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에 이번주 내내 1130~40원 선에서 등락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한편,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은 이날 2808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전날 3852억원 등 최근 3일 연속 매도 행진이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1.75포인트(0.07%) 하락한 2372.57로 마감했다. 최근 7거래일 연속 하락세가 이어졌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