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북한의 군사 도발에 따른 위기감이 날로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이 북한을 장악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때 중국은 동북아 지역에서 군사적 입지를 한층 강화할 수 있고, 북한 입장에서도 미국에 의한 체제 붕괴 리스크를 모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점쳐진다는 주장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달 9일 평양 목란관 연회장에서 핵과학자와 기술자들을 위한 핵실험 성공 자축 연회를 열었다. <사진=조선중앙TV> |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의 세계 정치권 전문 편집자로 장기간 활약한 빌 에모트는 미국 보이스 오브 아메리카(VOA)와 인터뷰에서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중국의 북한 흡수로 종료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북한의 연이은 군사 도발로 인해 북미 관계가 급랭한 것은 물론이고 중국과 미국 역시 한파를 내고 있다. 대화로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는 중국 측의 입장과 달리 트럼프 행정부는 협상은 시간 낭비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 옵션을 거듭 언급하는 가운데 안톤 모로조프 러시아 자유민주당 의원은 현지 언론 RIA 노보스트와 인터뷰에서 북한이 미국 서부 해안을 공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으며, 조만간 이를 테스트할 것이라고 밝혀 경계감이 한층 높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제 공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워싱턴 소식통의 의견은 이와 다르다. 실상 미국에 군사 옵션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의 주장이 대표적이다. 그는 백악관을 떠나기 전 “누군가 핵공격 직후 30분 안에 1천만명의 서물 시민이 죽음으로 내몰리는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방정식을 풀지 않는 한 군사 옵션이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에모트의 주장은 한반도 상황이 교착 국면에 빠진 가운데 나온 것이다. 그는 중국이 북한을 흡수하는 시나리오가 군사적으로 가장 덜 나쁜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이 경우 가장 커다란 수혜자는 중국이라고 그는 판단했다. 한반도에서 재앙에 해당하는 전쟁이 발생하는 상황을 모면하는 것은 물론이고 동북아 지역에서 군사적 입지를 탄탄하게 다질 수 있다는 얘기다.
더 나아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이 미국과 대등한 지정학적 입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북한으로서도 크게 잃을 것이 없는 시나리오라고 에모트는 주장했다. 중국의 ‘핵 우산’에 편입, 무엇보다 미국에 의한 체제 붕괴의 리스크를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그의 최측근을 제외한 북한 지도부와 주민들이 중국에 커다란 저항 없이 굴복할 것이라고 에모트는 예상했다. 미국과 핵 전쟁 위험보다 생존을 택할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또 이 같은 시나리오의 커다란 걸림돌은 미국이라고 밝혔다. 아시아 지역에서 영향력이 약화되는 상황을 트럼프 행정부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