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일(현지시각) 군 사령관과 부인들을 초대한 만찬에서 던진 발언이 워싱턴을 흔들고 있다.
평소 트위트와 공식 기자회견에서 그의 발언이 측근들까지 당혹스럽게 한다는 것은 새로운 사실이 아니지만 이번 발언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사뭇 다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군사령관의 만남 <출처=블룸버그> |
지난 5일 오후 6시경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 일정이 모두 종료됐다고 밝혔지만 7시 그는 업무를 마치지 않은 기자들을 군 사령관들과 만찬 장소로 초대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뜬금없이 “이게 무엇을 뜻하는지 알고 있나요?”라며 “아마도 폭풍 전의 고요입니다”라고 말했다.
한 기자가 “폭풍이라니요?”라고 묻자 그는 “폭풍 전의 고요함일 지도 모릅니다”라고 같은 말을 반복하며 알 수 없는 희미한 미소를 흘렸다.
기자들 중 두 번째 질문이 나왔다. “이란입니까? ISIS인가요? 아니면 뭡니까?”
이어 인내심을 잃은 듯한 어투의 세 번째 질문이 던져졌다. “무슨 폭풍입니까?”
워싱턴과 주요 외신들은 이날 발언을 해석하는 데 골머리를 앓고 있다. 7일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끝내 속내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꼬리를 무는 기자들의 질의에 자신들도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역시 이에 대한 해석을 내놓지 못했다. 다만 그는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농담을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라며 “어떤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과 이란이 도발을 지속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을 늘 고민하고 있다는 것.
이날 뉴욕타임즈(NYT)는 이번 발언이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향해 경고했던 ‘화염과 분노’와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북한에 대한 선제적인 공격 가능성을 제시한 것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 발언을 가볍게 여기기 어려운 것은 시점 때문이라고 NYT는 주장했다. 지난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베이징을 방문, 북한과 대화 채널이 열려 있다고 밝히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로켓맨과 협상을 하려고 하는 것은 시간 낭비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발언의 진의를 놓고 논란이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함구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6일 밤 백악관의 집무실 오발 오피스(Oval Office)에서 가진 행사 중 발언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그는 “알게 될 것”이라며 윙크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