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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세탁기 세이프가드 '발등의 불'...정부·가전업계 초긴장

기사등록 : 2017-10-11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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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삼성전자·LG전자와 대책회의
베트남 등 이해 당사국과 공조 강화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정부와 가전업계가 미국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 가능성에 대비해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한해 미국으로 200만대 이상의 세탁기를 수출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의 세이프가드 발동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하며 초긴장하는 모습이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날 서울 대한상의 중회의실에서 강성천 통상차관보를 중심으로 외교부 수입규제대책반, 삼성전자, LG전자, 전자정보통신진흥회 관계자 등 20여명의 실무자들이 모여 '세탁기 세이프가드 제소건'에 대한 미국 무역위원회(ITC)의 산업피해 판정에 따른 대응책을 논의했다.   

대책회의에 참석한 실무자들은 ITC 구제조치 판정 관련 대응 전략과 세이프가드 시행 시 피해 최소화 방안 및 정부 지원 방안 등의 안건을 주제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 美 한-미FTA 개정 압박에 세이프가드 발동 검토까지 초강수  

미국은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한미FTA 개정 요구에 이은 세이프가드 가드 발동 검토까지 한국 정부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나섰다. 

한미 양국은 4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2차 한미 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를 열고, 개정을 위한 협상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번 2차 회기는 지난 8월 22일 1차 공동위가 서울에서 열린 지 42일 만이다.   

강성천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왼쪽에서 두번째)와 가전업계 통상 실무자들이 11일 서울 대한상의 중회의실에서 미국의 세이프가드 발동 가능성에 대비해 대책회의를 진행중이다. <사진=산업부>

미국이 한미FTA 개정을 요구하는 가장 큰 근거는 한미FTA 발효 이후 5년 동안 한국에 대한 무역적자(상품 교역)가 2배로 증가한 점이다. 미국의 피해가 커진건 사실이지만 한국 역시 한미FTA 개정 이후 입게 될 피해가 만만치 않다. 때문에 한미FTA 개정이 양국의 '치킨게임'으로 치닫게 될 위험성도 조심스레 흘러나온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한미FTA 재협상이 추진될 경우 2021년까지 5년 동안 한국은 최대 170억달러(약 19조원)에 수출 손실을 입을 것으로 분석했다. 나아가 자동차 등 7개 주력 수출 업종의 관세 철폐 기간을 5년간 지연하도록 했을 경우에는 같은 기간 수출 손실이 최대 66억(약 7조5000억원)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미국의 세이프가드 발동 가능성도 우리 정부와 업계에 적잖은 피해를 줄 수 있다. 앞서 5일(현지시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수출한 세탁기 때문에 자국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판정했다. 

ITC는 자국 산업 피해를 인정함에 따라 19일 구제조치 관련 공청회, 21일 구제조치 방법 및 수준에 관한 표결에 이어, 오는 12월 4일까지 트럼프 대통령에게 피해 판정과 구제조치 권고 등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 보고서가 미국 정부에 제출되면 트럼프 대통령은 60일 이내에 세이프가드 시행 여부를 최종 결정할 수 있다.

이에 대응해 우리 정부는 19일 구제조치 공청회 참석 및 정부 의견서 제출 등을 통해 업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간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업계의 요청이 있을 경우 우리 기업 생산공장이 있는 베트남 등 이해 당사국과 미국 세이프가드 움직임에 공조 대응하는 한편,, 필요시 양자·다자 채널을 활용해 미국 세이프가드에 대한 우리측 입장 및 우려를 지속 전달할 계획이다

◆정부, 삼성-LG전자와 美 세이프가드 발등 가능성 대비 대응책 고심 중 

정부와 삼성·LG전자는 미국으로 수출되는 세탁기에 대한 미국의 세이프가드 발동 가능성에 대비해 대응책 마련에 고심중이다. 만약 미국이 세이프가드를 발동하게 되면 현재 1~2% 수준인 관세가 최대 40%까지 오를 가능성이 높고 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수 있다. 

삼성·LG전자에 따르면 한해 미국으로 수출되는 세탁기는 약 200만대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10억달러(한화 약 1조 1400억원) 규모다.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전체 매출 규모는 각각 200조원, 60조원으로 미국으로 수출하는 세탁기 매출 규모는 양사를 합쳐 약 0.3% 수준이다. 

매출 규모로만 따져봤을땐 미미한 수준이지만 세탁기 수출이 제한될 경우 기타 가전 수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방관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미국의 세이프가드 발동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하며 대응책 마련에 고심중"이라며 "전체 수출액으로만 따져봤을땐 적은 금액일 수 있지만 미국의 세이프가드 발동으로 기타 가전제품의 수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정부와 함께 대응 방안을 논의중"이라고 말했다. 

산업부 관계자 역시 "미국의 세이드가드 발동 가능성을 심각하게 고려중이다. 이번 대책회의에서 가전업계와 머리를 맞대 최선의 대응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정성훈 기자 (j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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