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체코 총선에서 재벌 안드레이 바비스 대표가 이끄는 긍정당(ANO)이 승리했다. 다만 연정 구성은 출발부터 삐걱대는 모습이다.
22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보도에 따르면 긍정당은 21일 치러진 총선에서 총 29.6%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전체 의석 200석 중 78석을 확보했다. 지난 2014년 총선보다 득표율이 10.9%포인트나 늘었다.
안드레이 바비스 대표 <출처=블룸버그> |
이어 정통 보수정당인 시민민주당은 11.3%의 득표율로 25석을 확보해 2당에 이름을 올렸고, 해적당은 10.8%로 22석을 차지하며 원내 첫 진입에 성공했다. 극우 성향의 ‘자유와 직접 민주주의’(SPD)도 10.6%의 득표율로 22석을 차지했다. 현재 연정을 이끌고 있는 집권 사회민주당은 7.3% 득표율로 15석을 차지하는데 그쳤다.
긍정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는 실패하면서 연정을 구성해야 하는데 바비스 대표를 둘러싼 논란들로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앞서 바비스 대표가 SPD 및 사회주의 정당들과의 연정은 원치 않는다고 밝힌 가운데, 잠재적 연정 파트너들은 바비스 대표가 자신이 소유한 기업의 유럽연합(EU) 보조금 편취 혐의로 기소를 당했다는 이유로 참여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
체코 내 재산 순위 2위 재벌인 바비스는 EU에서 가장 가파른 경제 확장세와 EU 최저 실업률 등을 견인한 1등 공신으로 여겨지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 등에 비유되는 인물이다.
하지만 바비스 반대 진영에서는 그가 운영하는 아그로페르트 그룹과 미디어 그룹 등과 관련한 이해상충을 문제 삼고 있으며, EU 보조금 편취 혐의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체코 마사리크 대학 정치학교수 파벨 사라딘은 “바비스가 처음에는 연정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추후에 일부 정당들이 자신들의 입장을 재고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바비스가 연정 합의 조건으로 어떤 것을 내걸지에 달려있는데, 물론 이 모든 노력이 실패한다면 소수정부를 구성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총선에서 우파 및 극우 보수정당들이 득세하면서 체코는 앞으로 반(反) 난민, 반유럽연합(EU) 성향의 정책 추진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