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민호 기자] 한중관계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자 국방부가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이후 단절됐던 한·중 국방당국 간 대화채널 복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1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현재 사드 배치 결정 이후 기존의 한·중 간 대화채널이 잠정 중단된 상태다. 정부는 이를 복원하는데 노력할 것"이라면서 "양국 국방당국 간 협의·협력 등을 준비하고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각에서 장·차관 전략대화 추진과 장관이 중국을 방문한다 등의 말이 돌고 있다"면서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오른쪽)과 창완취안 중국 국방부장이 지난달 24 필리핀 클라크에서 열린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 참석을 계기로, 회의장인 아세안 컨벤션 센터에서 회담을 했다. <사진=국방부> |
한·중 군사당국의 실무급 대화채널로는 양국 국방부 국장급이 수석대표로 참석하는 국방정책실무회의가 있다.
이 회의는 양국이 수교한 지 3년 만인 1995년 첫 회의를 개최하고 거의 매년 개최돼왔으나 지난해 15차 회의 이후 아직 열리지 않고 있다. 14차 회의는 2014년 12월 중국에서 열렸다.
차관급이 참석하는 한·중 국방전략대화도 손꼽힌다. 이는 2011년 시작돼 2014년까지 매년 한 번씩 개최되다가 현재 중단된 상태다.
한·중 국방장관 회담도 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창완취안(常萬全) 중국 국방부 부장은 지난달 24일 필리핀 클라크에서 열린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를 계기로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공식적인 회담은 아니었지만, 2015년 양국 국방장관 회담 이후 2년 만의 만남이었다. 이 때문에 한·중 관계 개선 조짐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한·중 군사당국이 대화채널을 회복하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레이더 운용 방식이 최우선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은 사드 레이더가 중국을 겨냥하지 않으며, 사드는 미국의 미사일 방어(MD) 체제와는 별도라는 원칙을 일관되게 강조하고 있다.
한·중 군사당국 간 대화채널 복구 가능성과 관련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한·중 간 군사 대화채널은 그동안 소원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때문에 이번 한·중 군사당국 간 대화채널 복구 움직임은 좋은 조짐"이라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군사 대화채널에서 주 의제는 당연히 사드 일 것. 소위 단순 봉합이 아니라 시간이 걸리더라도 디테일한 부분까지 한·중 간 접점을 찾아가는 과정 중 하나"라면서 "결국 한·중 관계 회복이라는 큰 틀에서 서로가 노력을 하고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대로 사드를 두고 양국이 평행선을 긋고 있는 상황 등을 감안할 때, 대화채널 복구가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존재한다.
예비역 대령 출신인 박휘락 국민대 교수는 "필요시 사드 추가 배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면서 "사드는 순수 방어 목적이고 우리는 (중국의 사드보복에 대해) 사과를 받아야 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2008년 이명박 정부 때 한국과 중국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맺고 안보 쪽으로까지 발전하겠다고 공언했다"면서 "하지만 실제 사회·경제·문화 부분을 제외한 안보 분야에서는 서로 협력이 이뤄지지 않았으며, 그렇게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는 노무현 정부 때 '전면적 협력 동반자 관계'에서 한 단계 격상된 것이다. 이는 외교·안보·경제·사회·문화 등 전 분야에서 공조체제가 강화되고,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지역 및 세계적 이슈에 대한 긴밀한 협조를 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뉴스핌 Newspim] 노민호 기자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