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윤애 기자] 자유한국당의 내홍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홍준표 대표가 지난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출당시킨 데 이어 서청원·최경환 의원 등 친박(박근혜)계에 대한 청산의지를 재차 밝힌 데 대해 친박계의 맏형인 서 의원이 "(홍 대표를) 막기 위해 싸울 것"이라고 맞받아치며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특히 당원인 박 전 대통령과 달리 현역의원인 서·최 의원을 제명하기 위해선 의원총회에서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홍 대표 측과 친박계 모두 자기편 확보를 위한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는 이유다. 서로 수위 높은 비난을 통해 상대를 깎아내림으로써 자신의 행위에 당위성을 높이는 여론전의 일부로 해석된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좌), 서청원 자유한국당 의원(우) |
홍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친박계를 향해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고 일갈했다. 그는 "1993년 개혁에 저항하는 수구세력에게 일갈한 YS(김영삼 전 대통령)의 명언"이라며 "혁신의 길을 멀고 험난하지만 이를 성공해야만 한국당이 산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한 전날 보수 재건을 위한 자유한국당 당원 모임 152명이 법원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징계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서'와 '홍 대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낸 것과 관련, "잔박(잔류 박근혜계)들은 이름 없는 사람들을 내세워 당을 내분으로 몰고 가기 위해 1979년 YS사건을 재현하려 한다"며 "잔박들의 정치생명만 단축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대표는 지난 4일에도 페이스북에 "탄핵 때는 바퀴벌레처럼 숨어 있다가 자신들의 문제가 걸리니 슬금슬금 기어 나와 박 전 대통령을 빌미로 살아나 보려고 몸부림 치는 일부 극소수 '잔박(잔류 친박)'들을 보니 참으로 비겁하고 측은하다"며 친박을 바퀴벌레에 비유한 바 있다.
서 의원은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홍 대표가 '통합'을 명분 삼아 독단과 독주를 하고 있다"며 "청산대상, 구태정치인 홍준표를 당에 놔두고는 떠날 수 없다"고 맞섰다.
그는 "홍 대표가 물러나야 하는 이유가 100가지도 넘는다"며 "(성완종 리스트 관련)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고 대법원 최종심을 기다리는 처지다. 도덕성이 최우선시되는 야당 대표로서 결격사유"라고 재차 강조했다.
동시에 바른정당 통합파의 복당 문제에도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서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을 배신하고 딴살림을 차렸던 사람들이 반성도 없이 다시 유승민을 배신하고 돌아오겠다고 한다"고 비난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통합파 의원들을) 무작정 받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것인지 회의적인 목소리도 있다"며 "반감을 갖는 의원도 있어서 이 문제를 따져보겠다"고 전했다.
양측 간의 갈등은 별다른 결론없이 다음달 16일 치러질 원내대표 선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홍일표 의원은 6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 원내대표가 (서·최 의원 제명을 위한) 의원총회 소집을 해야 하는데 부담스럽다며 소극적"이라면서 "12월 초 원내대표가 바뀌면 새 원내대표 체제 하에서 추진을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윤애 기자(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