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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문재인정부와 대립각 세우는 안철수, 도대체 왜?

기사등록 : 2017-11-07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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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하려고 정권 잡았나"…현 정부 적폐청산 '정치적 복수' 규정
바른정당과 정책 연대 추진 등 리더십 문제…대표직 사퇴 거론

[뉴스핌=조현정 기자] 4박5일 일정으로 독일과 이스라엘을 방문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7일 귀국길에 오른 가운데 해외에서 연일 제기한 문재인 정부를 향한 비판 발언이 이목을 끌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 정부 비난 발언 여부를 떠나 야당 지도자가 외국에까지 정쟁을 들고 나가 국가 위신을 깎아 내리는 행태를 했다는 데 지적을 받고 있다. 한반도 안보위기 해법을 찾아 독일과 이스라엘 방문에 나선 야당 대표가 해외에서 현 정부를 신랄하게 깎아내리고, 당초 북한의 핵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방안 모색과는 거리가 먼 정치적 발언만 눈에 띈다는 비판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달 15일 대구 동구 신천동 유니온빌딩 4층 대구시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및 제2창당위원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안 대표는 지난 3일(현지시각)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 정부를 겨냥해 "정부가 이전 정권을 때려 잡느라고 정신이 없다. 국가의 미래가 없다"며 "지금 서로 전, 전전, 전전전 정권을 때려 잡느라고 정신이 없다"고 비난했다.

그는 "복수하려고 서로 정권을 잡느냐"며 "나라를 잘되게 해야지 무슨 복수를 하려고 (정권을 잡나)"라고 날을 세웠다.

최근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의 비리가 연일 드러나면서 이 전 대통령이 수사선상에 오르고 박 전 대통령이 국정원 특수활동비 40억원을 뇌물로 받은 정황이 포착돼 '박근혜 비자금 게이트'로 비화하는 시점에 나온 발언이다. 현 정부의 적폐청산을 '정치적 복수'로 규정하고 '적폐청산=정치보복'이라고 반발하는 자유한국당과 같은 인식선상에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앞서 손금주 수석대변인의 "국민의 마음을 풀어드리고 진정한 적폐청산을 하기 위해서는 진실을 밝히고 바로 잡아야 한다"며 "검찰의 철저한 수사와 진실규명, 관련자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는 당 공식 입장과는 확연히 다르다.

안 대표는 또 현 정부가 한·미 관계를 보는 태도와 관련, "지금 대가를 매일 매일 치르고 있는데 그 것을 모른다"며 "청와대에 가서도 이야기를 했는데 못 알아듣더라"고 말했다.

한미 간 예상되는 주한미군 방위비 부담금 협상에 대해서는 "우리는 철저한 을"이라며 "을로서 전략을 짜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 정부를 비판하는 발언은 계속 이어졌다. 그는 5일(현지시각)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 기록유산 등재 보류에 대해서도 "우리의 외교력이 정말로 부족하다"며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역사의 한 단면이라도 많은 사람들에게 알 수 있게 하고 국제적으로도 이런 것을 알 수 있게 하는 것이 우리가 아니면 누가 하느냐. 그런 일을 대신 해주겠나"라고 재차 독설을 날렸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안 대표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정치권 내분을 굳이 해외에 나가서 발언할 필요가 있었나"라며 "어떤 대안을 제시하기보다는 현 정부 흠집내기에 집중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야당 대표로서 정부 여당과 대립각을 세우는 건 어쩔 수 없다고 해도 (당 대표가) 외국까지 정쟁을 들고 나가 국가 위신을 깎아 내리는 행태를 하고 해외 방문 목적과 다른 정치적 발언이 논란이 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부와 여당을 향해 안 대표가 대립각을 세우는 이유는 현재 그의 정치적 입지와 무관치 않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국민의당 제18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 대표는 지난 8월 당 대표 당선 당시 지난해 4월 20대 총선에서 기록한 국민의당 지지율 26.74%를 회복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지만 취임 두 달이 지나도록 당 지지율은 여전히 5~6%대 갇혀 있다.

또 안 대표의 리더십에 문제를 제기하며 대표직 사퇴를 거론하는 목소리가 표출되고 있어 당 내홍은 더욱 깊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바른정당 분당'발 정개 개편이 본격화되면서 당 내 갈등이 더욱 촉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해외에 있는 동안 불거진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들의 탈당 발표와 관련, 안 대표는 5일(현지시각) 예루살렘 시내 숙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명분 없는 일"이라며 "탈당과 관계 없이 바른정당과의 정책 연대는 변함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당내에서는 바른정당 분당 사태에 따라 바른정당과의 정책·선거 연대를 추진해온 안 대표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박지원 전 대표는 "닭 쫓던 개 신세"라고 비꼬는 등 이미 당 내에서는 안 대표 발언과 노선에 대한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전날에는 유성엽 의원이 안 대표를 향해 "당내 분란만 야기해 놓고 아니면 말고식으로 슬그머니 덮어버리는 것은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대선에 패배한 사람은 죄인이다. 지금이라도 우리 당의 미래를 위해 중대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사퇴를 거론했다.

이런 상황에서 안 대표가 현 정부 비판 논란과 당 내 반발, 정치 노선 변경 등을 놓고 내년 지방선거 때까지 자신의 전략과 의지를 관철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뉴스핌 Newspim] 조현정 기자 (jhj@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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