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국제 유가와 상품 통화의 탈동조화가 시장의 관심을 모은 가운데 이번에는 유가와 달러화가 강한 상관관계를 보여 주목된다.
미국 텍사스주 유전 <사진=블룸버그> |
최근 유가가 강한 랠리를 펼친 사이 달러화 역시 상승 탄력을 과시한 것. 전통적으로 달러화와 유가는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기 때문에 두 개 자산의 ‘커플링’이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7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2주 사이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9% 급등했고, 달러화 역시 글로벌 주요 통화에 대해 1.4% 오름세를 나타냈다.
유가와 달러의 90일 평균 상관관계는 0.1을 웃돌며 2년래 최고치를 나타내고 있다. 러시아 루블화와 캐나다 달러화를 포함한 상품 통화가 유가와 엇박자를 내는 것과 커다란 대조를 이루는 모습이다.
국제 유가가 달러화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상승할 때 유가가 하락 압박을 받게 되지만 전통적인 추세가 깨진 것은 경제 펀더멘털이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
달러화는 미국 경제 지표 개선과 기업 이익 증가, 트럼프 행정부의 세금 인하에 따른 성장 향상 기대로 상승 모멘텀을 얻었다.
국제 유가 역시 사우디 아라비아의 정치권 사태가 상승 빌미로 제공한 측면이 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전세계 실물경기 개선에 따른 수요 증가가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뱅크 오브 뉴욕 멜론의 닐 멜로 통화 전략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유가와 달러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지극히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파빌리온 글로벌 마켓은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원유 생산이 확대되면서 달러화가 구조적인 측면에서 상품 통화와 같은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주장했다.
전세계 주요 원유 소비국이던 미국이 생산국으로 탈바꿈하는 상황도 달러화와 유가의 상관관계에 변화를 일으킨 요인으로 지목됐다.
한편 러시아 루블화와 브렌트유의 30일 상관관계는 지난주 음의 영역으로 떨어졌고, 캐나다 달러화와 노르웨이 크로네화와 유가의 90일 상관관계는 2014년 이후 최저치로 하락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