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범준 기자] '비선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의 조카 장시호(38·불구속기소)씨가 검찰로부터 징역 1년6월을 구형 받았다.
삼성과 그랜드코리아레저(GKL)에 최씨와 장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했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을 강요하고 보조금을 횡령한 혐의다.
장시호(왼쪽)씨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뉴시스] |
8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강요, 국고 보조금 관리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장씨와 김종(56·구속기소)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 대한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검찰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씨가 주도한 '국정농단' 사태에 피고인들이 적극 관여한 사실은 이미 법정에서 충분히 밝혀졌고 엄중한 처벌이 마땅하다"며 장씨와 김 전 차관에게 각각 징역 1년6월과 징역 3년6월을 구형했다.
다만 "(장씨와 김 전 차관은)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내밀 관계에 대해 매우 상세히 진술하는 등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기 급급한 다른 피고인들과는 매우 다른 모습으로 실체 파악에 기여했다"면서 정상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장씨 변호인은 "(삼성 등으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것은 정상적인 방법이 아니었고 피고인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면서 "피고인은 이 사건의 실체를 밝히고자 기꺼이 용기를 냈고, 그렇게 자백이 시작됐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장씨는 피고인 최후진술을 통해 "제가 잘못한 걸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드릴 말씀이 없다. 죄송합니다"라고 짧게 말하며 흐느꼈다.
김 전 차관 변호인은 "피고인은 BH(청와대) 뜻이라며 삼성에 영재센터 후원을 강요한 적이 없다"며 "최씨가 박 전 대통령에게 요청하고, 박 전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독대를 통해 지원을 직접 요구했으며, 이 부회장이 직접 최지성 미래전략실장 등에게 (영재센터 지원을) 지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국회 청문회 당시 (피고인이) 잘못된 판단으로 사실대로 증언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깊이 반성하고 이후 수사에 적극 협조해왔다"면서 "당시에는 사실대로 증언하기 어려웠던 사정이 있었음을 참작해 달라"고 말했다.
김 전 차관 역시 피고인 최후진술을 통해 "저의 과욕으로 어리석은 일을 많이 했으며, 사과로 모든 게 정상화되지 않을 것이란 건 안다"면서도 "학자적 양심으로 제가 책임질 것들은 앞으로 모두 책임지며 평생 참회하는 심정으로 살겠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왼쪽부터 최순실씨와 박근혜 전 대통령. [뉴스핌DB] |
한편 같은 혐의로 나란히 재판에 넘겨진 장씨 이모 최순실씨에 대한 결심은 이날 진행되지 않았다. JTBC를 통해 검찰이 입수한 태블릿PC에 대한 검증 등 심리가 더 필요한 이유에서다.
최씨는 이날 재판에서 분리돼 안종범(58·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함께 진행 중인 미르·K스포츠 재단에 대한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등 재판에 병합됐다.
장씨와 김 전 차관에 대한 1심 선고는 다음달 6일 오후 2시10분에 이뤄지지만, 최씨의 재판은 오는 9일부터 다시 이어진다.
재판부는 당초 장씨와 최씨 대해서는 지난 4월28일, 김 전 차관에 대해서는 5월31일 각각 결심공판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박 전 대통령과 함께 선고하겠다면서 선고기일을 추정(추후 정함) 연기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의 재판 장기화) 심리 경과에 비추어 볼 때 함께 선고가 불가능해 보인다"면서 차은택(45·구속기소)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의 횡령 혐의 등 앞서 진행해 왔던 '국정농단' 관련 재판들에 대한 심리를 차례로 재개했다.
[뉴스핌 Newspim] 김범준 기자 (nun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