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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문 대통령 한국-인도네시아 비즈니스포럼 기조연설

기사등록 : 2017-11-09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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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아세안 미래공동체 구상' 제시
"아세안 교류, 4강 수준으로…신남방정책 강력 추진"

[뉴스핌=정경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의 교류협력을 획기적으로 강화, 주변 4대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한-인니 비즈니스포럼'에 참석, 기조연설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의 '한·아세안 미래공동체 구상'을 제시했다.

지난 8일부터 인도네시아 국빈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포럼에서 "아세안과 한국의 관계를 한반도 주변 4대국과 같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나의 목표"라며 "이를 위해 한국 정부는 아세안과의 협력관계를 획기적으로 발전시켜나가기 위한 '신남방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다음은 문 대통령의 한-인니 비즈니스포럼 기조연설 전문이다.


로산 로슬라니(Rosan Roeslani) 인도네시아 상의 회장님,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님,
양국 기업인과 정치인 여러분, 반갑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제가 취임 후 가장 먼저 방문하는 아세안 국가입니다.
게다가 저로서는 최초의 해외 국빈방문입니다.
오늘 조금 설레고 흥분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여러분, 인도네시아와 한국의 교류가 언제부터였겠습니까?
양국이 공식 수교한 것은 1973년입니다만, 이미 600여 년 전 우리나라 조선왕조시대에 자바국의 사신이 두 차례 방문했다는 기록이 역사서에 남아 있습니다.

자바(Java) 국왕이 인도네시아 토산물을 보냈고, 조선의 국왕 ‘태종’이 옷과 음식을 주며 사신을 후하게 대접했다고 합니다.
정부 차원의 사절단이니, 아마도 민간의 교류는 이보다 훨씬 오래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저의 이번 방문이, 먼 바닷길을 건넌 선조들을 기리고 우리의 오래된 우정과 친선을 확인하면서 공동번영의 미래를 약속하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양국 기업인 여러분,

인도네시아와 한국은 이미 소중한 친구입니다.
인도네시아는 한국의 최초 해외 투자대상국이며 첫 번째 해외유전 공동개발 국가이자, 제1호 플랜트 수출국입니다.

또한 2006년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맺은 이후 2010년 ‘인도네시아 경제개발마스터플랜’ 파트너로 한국이 선정되는 등 활발한 경제협력을 추진해왔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더 멀리 함께 가야 합니다.
저는 양국이 함께 더 큰 꿈을 꾸고, 더 큰 도전에 나서자고 제안합니다.
양국 간 교역확대 수준을 넘어 아세안과 세계시장을 함께 개척하는 동반자가 되자고 제안합니다.

이를 위해 저와 한국 정부가 준비한 ‘6가지 중점 협력과제’를 말씀드립니다.

첫째, 양국간 경제협력의 틀을 복원하고 활성화하겠습니다.

먼저 한-인니경제협력위원회, 한-인니중소기업공동위원회 등 양국 장관이 참여하는 경제협의체들을 발전적으로 재편하겠습니다.
양국 경제부처간 장·차관급 교류를 활성화하겠습니다.

경제협력 추진사항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양국 협력의 지평을 확대해가겠습니다.
오늘 오후 양국 정상이 함께한 자리에서 체결되는 자동차 등 ’산업협력 MOU’, ‘교통협력 MOU’, ‘보건의료협력 MOU’가 그 첫발이 될 것입니다.

둘째, 경제협력 분야를 다각화하겠습니다.

그 동안의 제조업과 자원개발 분야를 넘어 4차 산업혁명, 방위산업, 환경산업, 교통, 보건 등 미래 전략분야로 확대해 나가기를 희망합니다.

특히 방위산업분야는 차세대 전투기 공동개발사업(KFX/IFX) 추진, 잠수함 건조 등 양국 경제협력의 새 장을 열고 있습니다.

한국의 우수한 교통인프라 능력을 인도네시아에 전수하고, 보건의료 정책과 의료기술 분야에서도 새롭게 협력을 추진하겠습니다.

평창동계올림픽은 양국의 ICT분야 협력의 새로운 전기가 될 것입니다.
한국이 평창 올림픽에서 시범운영할 세계 최초의 5G 이동통신 기술을 내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 지원하겠습니다.

셋째, 기간산업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겠습니다.

한국 기업의 투자가 경공업에서 중화학 공업으로 확대되고 있지만 더 속도를 내겠습니다.

현재 한국 포스코와 국영 크라카타우 스틸 합작으로 추진되고 있는 제철소 증설과 롯데케미컬의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이 좋은 사례입니다.

특별히 협력을 강화하고 싶은 분야가 자동차산업입니다.
한국은 세계 5위의 자동차 생산국입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가격 품질 경쟁력과 우수한 부품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아세안 최대의 자동차 생산·수출국이라는, 야심찬 비전을 추진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한국이 최적의 파트너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립니다.

이번 순방을 계기로 양국 정부가 자동차 산업 협력 강화를 위한 협의를 시작하고 전면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기를 희망합니다.

넷째, 사람중심 경제협력을 확대해가겠습니다.

조코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저소득 주거지역 개선, 발전소 증설 등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에 적극 협력할 것입니다.

이미 양국은 찌레본 1 발전소 같은 여러 발전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 중입니다.
한국이 참여한 발전소는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효율이 높고 고장이 없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도서지역 전력공급 확대를 위한 ‘에너지 자립섬’ 시범사업 등 신재생 에너지 분야 협력도 진행 중입니다.
경전철, 서민주택, 상하수도는 국민 생활과 직결된 분야입니다.
이 분야의 협력도 강화하겠습니다.

다섯째, 양국 중소·중견기업 협력사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겠습니다.

양국 간 경제협력이 장기적으로 확대 발전하기 위해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중견기업이 협력의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한국은 이미 생산현장애로기술지도(TASK) 사업을 통해 한국의 산업기술을 인도네시아 중소기업과 공유하는 협력을 하고 있습니다.

이를 더욱 강화하고, 중소기업의 경제협력을 지원하는 지원기관의 예산과 인력 규모도 확대하겠습니다.
아울러, 중소기업들의 통관 및 물류비용을 줄여주기 위해 양국 간 통관 간소화 협정을 체결할 것도 제안합니다.

여섯째, 교역품목 확대를 통해 전체 교역규모가 더 커지게 하겠습니다.

교역품목을 경기변동에 민감한 화석 연료와 기초 원자재에서 꾸준히 교역할 수 있는 기계, 소재·부품, 소비재로 늘려가겠습니다.
인도네시아가 자랑하는 팜오일, 농산물 등 친환경상품 교역도 확대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양국 간 교역액을 2022년까지 300억불 수준으로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500억불 이상을 목표로 삼겠습니다.

양국 기업인 여러분,

한국은 인도네시아와의 협력과 더불어 아세안과의 교류협력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자 합니다.

아세안과 한국의 관계를 한반도 주변 4대국과 같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한국 정부는 아세안과의 협력관계를 획기적으로 발전시켜나가기 위한 신남방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자 합니다.

상품교역 중심이었던 관계에서 기술과 문화예술, 인적 교류로 확대하겠습니다.
교통과 에너지, 수자원 관리, 스마트 정보통신 등 아세안 국가에 꼭 필요한 분야에서부터 협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양측 국민의 삶을 잇는 인적교류 활성화는 모든 협력을 뒷받침해주는 튼튼한 기반이 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사람과 사람, 마음과 마음이 이어지는 ‘사람(People) 공동체’, 안보협력을 통해 아시아 평화에 기여하는 ‘평화(Peace)공동체’, 호혜적 경제협력을 통해 함께 잘사는 ‘상생번영(Prosperity) 공동체’를
함께 만들어 가기를 희망합니다.

저는 아세안과의 협력을 인도네시아에서 시작하게 된 것을 아주 기쁘게 생각합니다.
아세안과 한국의 깊은 협력이 인도네시아와 한국의 교류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촉진제가 될 것입니다.

양국 기업인 여러분,

이번 순방을 준비하면서 양국이 쌍둥이처럼 닮은 점이 많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새삼 놀랐습니다.

양국은 식민지의 아픔을 함께 겪었고 권위주의 정부를 거쳐 민주화를 달성했습니다.
90년대 아시아 경제위기와 2000년대 글로벌 금융위기도 슬기롭게 극복했습니다.

양국 정부의 경제정책도 같은 가치와 지향점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조코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저소득층 지원과 최저임금 인상, 지역균형발전을 통한 국민 삶의 질 향상은
한국 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사람 중심 경제’와 너무나 비슷합니다.

저와 조코위 대통령도 공통점이 많습니다.
서민 가정에 태어나 가난한 삶을 살았습니다.
늦게 정치를 시작했고, 국민과 함께 소통하기 좋아합니다.

저는 이러한 공통의 역사적 경험과 상호 이해가 양국의 공동번영에 튼튼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지금까지 양국 관계 발전에 힘써 오신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많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의 건강과 성공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뜨리마 까시!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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