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최근 주식과 정크본드를 포함한 위험자산이 약세 흐름을 보인 사이 월가의 트레이더들이 유로화를 적극 매입해 배경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유로존 경제가 안정적인 회복기로 접어든 것이 사실이지만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존재 위기에 빠졌던 사실을 감안할 때 최근 유로화 매수 열기가 예상 밖이라는 지적이다.
유로화 <출처=블룸버그> |
17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월가 투자은행(IB) 업계는 유로화가 중장기적으로 상승 추세를 지속, 유로/달러 환율이 내년 1.22달러에 이른 뒤 2019년 1.25달러를 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골드만 삭스는 투자 보고서를 내고 유로화 자산 매입 열기가 이어지면서 유로화가 추가 상승, 앞으로 12개월 이내에 1.20달러를 뚫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장중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0.2% 가량 상승, 1.1795달러에 거래됐다. 유로화는 연초 이후 달러화에 대해 12.5% 급등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자산 매입 축소 결정과 유로존 경제 지표 개선 이외에 안전자산 수요가 유로화의 상승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부분이다.
크레디트 아그리콜의 바실리 세레브리아코프 외환 전략가는 이날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유로존의 경상수지 흑자와 무역 및 서비스업 경기 호조가 유로화의 안전자산 매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금융시장 전반에 걸친 ‘리스크-오프’ 기조 속에 유로화가 상승 탄력을 보이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유로존 자산 전반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매수 열기도 유로화 강세에 커다란 버팀목으로 꼽힌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둘러싼 불확실성과 스페인 카탈루냐 지역의 분리 독립 움직임에 연이은 테러까지 리스크가 적지 않지만 경제 펀더멘털이 투자 자금을 끌어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월가 애널리스트는 유로존 경제가 올해 2.2%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지난 1월 예상치인 1.5%에서 상당폭 상향 조정된 수치다.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은 ECB 정책자들의 목표치인 2.0%에 못 미치는 실정이지만 5년물 인플레이션 스왑 금리는 지난 3월 이후 최고치까지 상승해 물가 상승에 대한 투자자들의 낙관을 반영했다.
뿐만 아니라 유로존의 경상수지 흑자는 지난 2011년 ‘제로’에서 2016년 6월 GDP의 3.5%로 최고치를 기록했고, 최근까지 3.0% 선에서 유지되고 있다.
크레디트 스위스(CS)의 샤하브 얄리누스 외환 전략 헤드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경상수지 흑자가 탄탄하게 유지되고 있어 유로화는 상승 추이를 지속할 것”이라며 “이와 함께 성장 호조가 유로화에 보다 장기적인 상승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