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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고리’ 영향?…포항강진 前 4.5이상 亞 지진 9번

기사등록 : 2017-11-19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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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지질국, 불의 고리 인근지역 24시간 분석결과
지진·화산활동 중첩 환태평양 조산대 ‘불의 고리’
국내 지진 증가…불의 고리 지역서도 잇단 강진
전문가들 “한국, ‘불의 고리’ 영향 받았을 가능성”

[뉴스핌=심하늬 기자] 역대 규모 1위 경주 지진이 일어난 지 1년 2개월 만에 규모 2위의 포항 지진이 일어나면서, 우리나라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 지진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불의 고리'(환태평양 조산대)에 속해 있지 않다. 하지만 올해 들어 불의 고리 지역에서 잇따라 큰 지진이 일어난 탓에, 인근의 우리나라까지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지난 15일 경북 포항에서 진도 5.4의 강진이 발생한 후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16일 오후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인근의 마트에 진열된 상품들이 지진의 충격으로 떨어져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경북 포항시에서 15일 오후 2시 29분 일어난 지진은 규모 5.4로 관측됐다. 기상청이 1978년 지진을 관측하기 시작한 이래 두 번째로 규모가 큰, 말 그대로 '역대급' 지진. 현재까지 국내에서 일어난 지진 중 가장 규모가 큰 지진은 지난해 9월 12일 경북 경주시에서 일어난 규모 5.8의 지진이다.

포항 지진을 제외한 국내 지진 규모별 순위를 살펴보면 1~10위 13개 지진 중 6개 지진(약 46%)이 최근 5년 안에 관측됐다. 지난해 일어난 경주 지진이 1위와 5위, 2014년 4월 일어난 충남 태안 지진이 5위에 올라있다.

2016년 7월 일어난 울산 지진이 7위, 2013년 4월과 5월 전남 신안군과 인천 백령도에서 일어난 지진이 10위다.

포항 지진을 제외한 역대 국내 지진 규모별 순위 <사진=기상청 홈페이지>

특히 최근 1~2년 사이 지진 횟수가 급격히 늘어났다. 디지털 관측을 시작한 1999년부터 2015년까지 규모 2 이상의 지진이 발생한 횟수는 연평균 47.5회였다.

2014년 49회, 2015년 44회였지만 2016년 252회, 올들어 현재까지만 170회 이상이다. 포항 지진의 여진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수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올해 들어 '불의 고리'에 포함되는 후쿠시마, 알래스카, 칠레, 멕시코 등에서 매우 큰 지진이 일어났다"며 포항 지진을 비롯해 최근 1~2년 사이 국내에서 일어나는 지진들이 불의 고리의 영향일 수도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

불의 고리는 세계 주요 지진대와 화산대 활동이 중첩된 환태평양 조산대 지역을 이르는 말이다. 활화산이 원 모양으로 분포돼 있어 '불의 고리'라는 이름이 붙었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이 15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포항 지진 상황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포항 지진이 발생하기 전 24시간 동안 불의 고리 인근 아시아 지역에서만 규모 4.5 이상의 지진이 9차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 지진 발생 약 1시간 30분 전 인도네시아에서 규모 4.6의 지진이, 5시간 전에는 괌과 파푸아뉴기니에서 각각 규모 5.8과 5.4의 지진이 일어났다. 대체로 진원이 깊거나 수중에서 발생해 피해는 없었다.

오창환 전북대학교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최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불의 고리는 일본 앞에 있지만, 그 힘이 한반도까지도 미칠 수 있다"라며 불의 고리가 움직여 한반도가 영향권 안에 들어갔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크게 보면 불의 고리의 영향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분명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뭐라고 말씀드리기 어렵다"라면서도 "지각의 지질학적 측면에서 외국의 지진이 국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답했다.

기상청은 포항 지진의 정확한 발생 원인을 밝히기 위해 한국지질자원연구원·경북대 등 학계와 공동으로 현장조사 중이다.

 

[뉴스핌 Newspim] 심하늬 기자 (merongy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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