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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가 기회다] 미래에셋운용, 인도 최고의 '검은눈 외국인' 된 비결

기사등록 : 2017-11-20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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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툼한 초기 자본금과 강한 오너 의지로 현지 공략 성공 유일 외국사
'미래에셋이머징블루칩펀드' 설정 후 400% 성과 육박
중소형섹터 신규 유입 자금 40% 몰릴 정도 '인기몰이'

[뉴스핌=박민선 기자] 글로벌 굴지의 자산운용사들이 모두 포기하고 떠난 인도 시장에 유일하게 살아남은 외국계 자산운용사. 비단 생존만이 아니다. 현지 투자자금 유입세가 눈에 띌 정도로 불어나고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인도 뭄바이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 모습>

20일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따르면 인도 법인이 운용 중인 순자산(AUM)은 2조5000억원 수준을 기록 중이다.

첫 발을 내딛은 것은 지난 2006년. 이른 바 '브릭스(BRICs) 시대'가 부각되면서 골드만삭스, JP모간, 모건스탠리, 도이치뱅크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뛰어들던 당시 미래에셋운용 역시 인도의 성장성에 베팅하며 깃발을 꽂았다.

하지만 인도 금융시장은 외국계 금융사들에게 생각보다 더 척박한 곳이었다. 자국 금융사들 위주로 형성돼 있는 금융시장에서 외국계 간판을 달고 자금을 끌어모으는 일은 계란으로 바위치기와 같은 도전이었다.

홍준영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 법인장은 "입소문을 타고 수탁고가 늘기 시작한 때가 2014년이후"라고 전했다. 미래에셋운용이 보유한 리서치 노하우를 인도에 심고 현지에서 고용한 펀드 매니저들과 트레이더들을 통해 꾸준한 성과로 실력을 증명하는 데까지 꼬박 8년여의 시간이 걸린 셈이다.

본격 자금 유입의 계기가 된 것은 역시 수익률이었다. 인도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미래에셋이머징블루칩펀드'는 설정 이후 396.4%의 성과를 기록중이다. 중장기 성과가 안정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현지 판매창구들이 미래에셋운용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1년 성과와 5년 성과도 각각 38.7%, 283.2%로 업계 최상위를 기록한다.

최근 1년은 중소형주 섹터로 유입되는 신규 자금의 40% 정도가 미래에셋이머징블루칩펀드로 몰릴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이에 매년 영업 손실을 기록했던 인도 법인도 드디어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20억원의 순익을 거둔 데 이어 올해는 80억원 가량 '남는 장사'를 하며 빠르게 자리잡아가는 모습이다.

특히 현지에서 꾸준한 성과를 유지하고 신뢰를 쌓을 수 있었던 하나의 '묘수'는 바로 펀드 자금에 대한 일부 클로징 효과였다.

홍 법인장은 "수익률 기준 최상위권에 오르기 시작하면서 설정액이 급격히 불어났다"며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상품인 만큼 상대적으로 높은 위험성과 유동성 부족으로 인한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거치식 펀드 가입을 중단함으로써 불규칙한 추가 매수에 따른 변동성을 관리키로 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기존 투자자들의 적립식 투자 형태만 유지함으로써 투자자들의 안정적 수익률 확보에 주력키로 했던 것. 홍 법인장은 "기존 투자자들의 이익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예측 가능한 자금만 받고 투자자 수익률을 관리한 것이 궁극적으로는 시장의 신뢰를 얻는 데도 긍정적 효과를 거두며 1조원대 펀드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인도에서 운용되고 있는 '미래에셋이머징블루칩펀드' 5년간 자산 증가 추이 <자료=https://www.miraeassetmf.co.in>

현지 진출 11년이 지난 지금, 미래에셋운용 외에 인도에 살아남은 외국계 자본 운용사는 단 한곳도 없다. 모두 기권하고 본국으로 돌아간 시장에서 미래에셋이 살아남은 비결은 뭘까.

"결국 오너의 의지였던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해외시장 진출시 자본금을 500만달러 수준에서 시작한다면 인도는 시장 자체의 특이성을 감안해 초기 자본금을 평균의 10배인 5000만달러 규모로 진출했습니다. 이 시장 성장성에 대한 오너의 강한 확신과 추진력 없었다면 인도는 다년간 손실을 감내하고 버텨내기 힘든 시장임이 분명합니다." 

미래에셋운용은 현재 주식형펀드 위주로 구성된 라인업을 대체투자와 프라이빗에쿼티(PE), 벤처투자 등까지 확대해 다양한 투자 기회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홍 법인장은 "워낙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인 만큼 앞으로 인도에서 노릴 수 있는 투자 기회가 더욱 다양해질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로 운용시장 내 상위 10위권 진입을 목표로 현지서 뛸 각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인도 시장을 '천천히 움직이는 코끼리'에 비유하며 국내 투자자들에게도 좋은 투자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원유 의존도가 높은 인도 정부로선 120달러대에 달하던 국제 유가가 1/3 수준까지 하락한 것이 호재인 셈"이라며 "인도 기업들을 위해 구축하는 도로, 항만 등 다양한 인프라 건설 여력이 확보되고 물가 안정과 소득 증가에 따른 경기 활성화 등까지 이어져 이머징 시장 중에서도 건강하게 우상향하는 시장이 바로 인도인 만큼 앞으로도 가능성이 더 큰 나라"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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