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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DNA로 '찰떡궁합' 찾는 제노플랜

기사등록 :2017-11-28 12:39

도시락부터 화장품까지 맞춤형 상품 추천
내년 일본 진출…"관련 시장 대중화 목표"

[뉴스핌=최유리 기자] 위치, 생활 습관, 소비 패턴 등 각종 데이터를 분석한 상품이 넘쳐나는 시대에 내비게이션 역할을 자처한 회사가 있다. 사람마다 다른 유전자(DNA)를 분석해 찰떡궁합인 상품을 보여주는 스타트업 '제노플랜'이다.

강병규 제노플랜 대표(35)는 보스턴대 의예과를 거쳐 보스턴의학대학원에서 의과학을 전공했다. 의사인 아버지와 달리 그는 병원 밖에서 길을 찾았다. 의료경영학에 관심을 두고 삼성생명과학연구소 유전체연구센터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며 기회를 엿봤다.

창업 아이디어는 우연한 순간에 찾아왔다. 선배와의 술자리에서 미국 유전자 분석 스타트업이 뜨고 있다는 얘기를 들은 게 계기였다. 이후 예비 부모 유전자를 분석해 2세의 희귀질환을 예방하는 스타트업 '카운슬'에 매료돼 사업에 뛰어들었다.

출발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규제에 손발이 묶여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에서 승인을 받은 항목만 유전자 분석이 가능했고, 그나마도 반드시 병원을 통해야 했기 때문이다.

"창업을 하고 이미 5명의 직원들을 뽑은 시점에 사업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관심을 가졌던 투자자들도 등을 돌렸죠. 돌파구를 찾기 위해 변호사 자문을 구하고 관련 스터디에 들어갔습니다."

강병규 제노플랜 대표 <사진=제노플랜>

대부분의 유전자 분석 업체처럼 아웃소싱을 맡기자니 비용이 100만원을 훌쩍 넘었다. 당초 목표로 했던 대중적인 유전자 분석과 맞지 않는 길이었다. 답은 해외에 있었다. 해외 법인을 통해 유전자를 분석하고 이를 국내 서비스에 활용하면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가까운 일본에 유전자 분석랩을 설립했습니다. 장기적으로 비용을 낮추기 위해선 자동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15억원 가량을 투자했죠. 일본 랩에선 처음부터 끝까지 로봇이 유전자를 분석합니다. 필요한 항목을 뽑아내 니즈에 맞는 데이터를 조합하는 키트 제작도 프로그램화 시켰고요."

자동화를 통해 유전자 분석 비용을 1인당 3만~6만원 수준으로 절감했다. 랩을 365일 24시간 가동시켜 평균 30일 가량 걸리는 시간은 5일 안으로 줄였다.

대형을 갖춘 제노플랜은 다이어트 상담부터 시작했다. 이용자 유전자를 분석해 맞춤형 식단과 운동법 등을 알려주는 방식이었다. 신선하다는 반응이 쏟아졌지만 솔루션에 대한 눈높이를 맞추기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유전자 분석 고도화와 솔루션 개발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섰다.

방향키는 첫 시작처럼 유전자 분석에 맞췄다. 기업 간 거래(B2B)로 방향을 틀어 솔루션 개발은 파트너사에 맡기기로 한 것이다. 대신 유전자 정보의 접근성과 활용도 향상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바이오 인력 중심이었던 회사는 IT 인력을 늘리기 시작했다. 데이터 분석가와 앱 개발자, 서버 개발자, 디자이너까지 23명의 팀을 꾸렸다. 파트너사를 확보하기 위한 영업은 강 대표가 직접 뛰었다.

그 결과 녹십자, 한미약폼, ING생명, 화장품업체 닥터지 등이 제노플랜 손을 잡았다. 최근에는 도시락 업체와 협업해 개인 맞춤형 도시락을 내놨다. 근무환경부터 소화능력, 기초대사량 등에 대한 유전적 기질을 고려해 식단과 식사량을 제공한다.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유전자 분석을 한 고객 70%가 실제 구매로 이어질 만큼 반응은 뜨거웠다. 의사와 상담을 하거나 설문 조사에 응하는 것보다 간편하면서도 신뢰성이 높다는 평가였다. 시장 반응을 확인한 제노플랜은 소프트뱅크벤처스, 삼성벤처투자 등에서 총 5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내년에는 일본 진출을 앞두고 있다. 일본 대형 미용병원네트워크와 제휴를 맺고 사업을 진행 중이다. 글로벌 유전자 분석 회사에서 아시아 데이터가 10% 미만인 점을 감안해 이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무료 유전자 분석으로 서비스 문턱을 낮추는 게 목표다. 2020년까지 유전자 데이터를 토대로 상품을 자동으로 추천하는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설명이다.

"유전자 분석이 일반화되는 시대를 열고자 합니다. 식당에서 메뉴를 고를 때나 약국에서 약을 살 때 항상 유전자 정보를 확인하고 적합한 것을 선택하는 거죠. 이에 기반해 DNA 맞춤형 상품이 집으로 매주 배달되는 날도 멀지 않았습니다."

제노플랜 사무실 전경 <사진=제노플랜>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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