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중국 국채 수익률이 연초 이후 브레이크 없는 상승을 연출한 가운데 공매도 세력이 주범으로 지목됐다.
중국의 금융시스템 상 국채 가격에 하락 베팅할 수 있는 공식 창구는 존재하지 않지만 기관 투자자들이 채권을 빌린 뒤 이를 매도, 낮은 가격에 되사들이는 형태로 차익을 취하고 있다.
중국 위안화 <출처: 블룸버그> |
말하자면 기관들이 채권 공매도 전략을 취하는 셈으로, 이는 중국의 금리 상승을 부추기는 핵심 세력이라는 지적이다.
30일(현지시각) 중국의 채권 결제소 차이나본드에 따르면 올들어 기관들이 차입한 채권 규모는 1조8200억위안(2740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규모에 비해 18% 급증한 수치로, 사상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대부분의 물량이 공매도 전략에 동원된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의 인플레이션 상승 기대가 높아지면서 금리 상승 가능성을 점치는 기관들이 보다 적극적인 형태로 금리 상승에 대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국채 수익률의 가파른 상승은 이 같은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 10년물 중국 국채 수익률은 연초 이후 86bp 상승해 2013년 이후 가장 커다란 상승을 나타냈다. 국채 가격이 4년래 최대 폭으로 떨어졌다는 얘기다.
상하이 소재 화창 증권의 왕 웬위안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금리 상승을 예상한 기관 투자자들이 채권을 차입해 매도하고 있고, 이는 채권 가격의 추가 하락을 부추기는 악순환을 일으키는 상황”이라며 “채권 공매도와 이에 따른 금리 상승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관들의 채권 공매도 움직임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정책자들이 기업과 금융권의 과도한 부채를 축소하는 데 잰걸음을 한 데 따른 반응이었다.
이 밖에 상업은행의 경우 파생 상품 거래가 허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국채 매도와 같은 기법을 구사하기 위해 공매도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