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심하늬 기자] 현대그린푸드가 직무에 상관없이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자사 영업과 애플리케이션 설치를 강요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대백화점그룹의 계열사인 현대그린푸드가 직원들에게 현대백화점 카드 개설과 현대백화점 포인트 앱인 H.포인트 앱 가입 영업을 지시해왔다는 것이다.
현대그린푸드는 영업과 전혀 무관한 직군의 직원들에게도 업장별로 백화점 카드와 앱 영업량을 할당하고, 각 업장에서는 다시 인당 20~30명 할당량을 주며 영업을 강요했다고 전해졌다.
5일 현대백화점이 만든 포인트 적립 앱인 H.포인트 앱의 앱스토어 리뷰에 따르면 현대그린푸드 측 지시에 따른 앱 가입 활동으로 짐작할 만한 후기가 많다.
앱 리뷰를 살펴보면 "추천목표 1300명에 인당 30명씩 가입시키라는 현대그린머시기...연휴동안 인원 못 채웠다고 상사는 전화해서 비꼬던데. 불쌍한 친구를 위해 강제로 가입합니다"라고 올라왔다.
또 "무슨 다단계 회사나 하는 걸 대기업인 현대에서 하다니. 힘도 없는 밑에 직원들 매일 쪼아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나요" 등 강요받는 직원 지인 때문에 앱을 내려받았음을 암시하는 후기가 전체 후기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런 후기는 뉴스핌 취재 결과, 지난 9월에서 10월 사이 애플 앱스토어에만 30여개가 등록돼있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인 현대그린푸드가 자사 직원들에게 현대백화점 포인트 앱 다운로드, 카드 영업 등을 강요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사실을 알 수 있는 앱 리뷰 화면. <사진=앱스토어 'H.포인트' 애플리케이션 리뷰> |
현대그린푸드는 현대백화점그룹을 비롯해 현대차, 기아차, 현대중공업 등 범 현대가 주요 대기업 원·하청기업 소속 임직원 수십만명을 대상으로 단체급식을 제공하는 회사다. 이런 만큼, 대기업이 직원에게 할당량을 부여한다는 의혹 자체가 기업 신뢰도를 추락시키는 요인으로 보인다.
현대그린푸드에 재직 중인 한 관계자는 "각 직원에게 할당량을 부여하고, 매일 할당량을 얼마나 채웠는지 적어 팀 단체 카카오톡방과 메일로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9월에서 10월 사이 2주 정도 기간동안 직원들이 매일 H.포인트 앱 영업 압박을 받았다는 주장이다. 그는 일부 업장에서는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불이익을 주겠다는 압박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런가 하면, 카드와 앱 영업 외에도 명절에 현대백화점의 선물 세트 구매를 강요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현대그린푸드에 재직 중인 관계자는 "명절에는 직원들에게 하나에 몇만 원부터 비싸게는 몇십만원씩 하는 백화점 선물 세트를 구매하도록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회사가 업장마다 할당 금액을 주고 직원들에게 이 금액만큼의 선물 세트를 구매하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관계자는 직원들이 계열사인 백화점 상품을 의무적으로 구매하면서도 직원 할인 등 혜택은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현대그린푸드 측은 앱 가입 캠페인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강제할당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H.포인트는 통합 멤버십 서비스로, 포상 등 직원 캠페인을 진행하는 것은 사실이나 의무적 강제사항이 아니며 인사상 불이익을 주겠다고 했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라며 "명절 선물 세트 판매 할당 또한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심하늬 기자 (merongy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