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오채윤 기자]롯데홈쇼핑과 GS홈쇼핑 등으로부터 한국e스포츠협회에 수억원을 제공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4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다시 출석했다.
전 전 정무수석은 "종합적인 판단을 가지고 상식적으로 조언한 것"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전병헌 전 정무수석은 4일 오후 2시경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지난달 25일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9일 만이다.
전 전 정무수석은 "e스포츠 산업 분야는 우리나라가 경쟁력 갖는 몇 안되는 산업 중 하나다. 오래 전부터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촉구했다"며 "최근 중국이 이 분야에서 턱 밑까지 쫓아온 상황에서 정부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과 같은 종합적 판단을 갖고 (e스포츠와 관련해) 상식적으로 조언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GG홈쇼핑과 롯데홈쇼핑에게 기부금이나 후원금을 요청한 의혹에 대해서는 "저와는 상관없는 일이고 모르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검찰에 따르면 전 전 수석은 2015년 7월 자신이 명예회장으로 있던 e스포츠협회에 롯데홈쇼핑이 약 3억3000만원의 후원금을 내도록 한 혐의(제3자 뇌물수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후원금이 당시 롯데홈쇼핑의 방송 재승인 문제와 관련해 전 전 수석이 영향력을 행사한 대가로 보고 있다.
또 검찰은 GS홈쇼핑이 지난 2013년 e스포츠협회에 약 1억5000만원의 후원금을 낸 경위도 수사하고 있다.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전 전 수석은 GS홈쇼핑 허태수 대표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신청했다가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전 수석은 이와 함께 롯데가 발행한 수백만원 상당 상품권을 자신의 가족이 사용하게 하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협회가 전 전 수석 비서와 인턴 등에게 월급을 지급한 과정도 전 전 수석의 영향력 아래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또 청와대 근무 시절 기획재정부에 압력을 넣어 e스포츠협회 예산 20억원을 증액하도록 압박했다는 의혹도 있다.
앞서 검찰은 전 전 수석이 롯데홈쇼핑으로부터 약 3억3000만원의 후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피의자의 범행관여 여부 및 범위에 관해 다툴 여지가 있다"고 기각한 바 있다.
검찰은 이후 GS홈쇼핑 압수수색, 관련자 소환 조사 등 보강 수사를 벌였다. 검찰은 이날 전 전 수석 상대 조사를 마무리한 뒤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오채윤 기자 (cha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