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미국 정보 및 군사 관계자들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합리적 행동을 하는 인물로 판단하고 있으며 현재 미국의 대북정책 역시 이러한 판단에 근거하고 있다고 지난 5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달 29일 발사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의 이동식 발사차량(TEL) 타이어를 생산한 것으로 추정되는 '압록강타이어공장'을 시찰했다.<사진=북한 노동신문 홈페이지> |
미 관계자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 또는 미국 동맹국에 대한 어떠한 공격이 있을 시 북한 안보와 체제에 위협이 될 것이란 점을 이해할 만큼 합리적이며, 그렇기 때문에 외교를 통해 김정은의 행동을 변화시키고 전쟁 위협도 줄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우리 정보계 쪽에서는 김정은이 합리적 인물이라고 보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국내외적으로 자신의 입지가 얼마나 미약한지에 대해서는 스스로 잘 알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 군사 및 정보 관계자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합리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해서 그가 잔혹하거나 도발적이지 않다는 뜻은 아니며, 오히려 그가 미성숙하고 경솔한 인물이라고 말한다.
이 관계자들은 김정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위험한 수사를 주고 받으며 안보 위기를 높이면서도 구체적 행동에 나서지 않은 점, 중국의 19차 당 대회와 트럼프 대통령 아시아 순방 기간 중 도발을 자제한 점을 ‘합리적 인물’ 판단 근거로 삼았다.
WSJ지는 미국의 북핵 대응 방식도 김정은이 합리적 인물이라는 전제에 기초한 것으로, 그렇지 않았다면 미국이 한반도 미군 병력을 증강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전직 관료는 “미국이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은 김정은을 협상 가능 상대로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그런 믿음이 없었다면 이미 어떤 선제적 조치를 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