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올해 세계 원자재 시장의 비금속은 호황이었다. 구리·알루미늄·아연 등 주요 비금속 가격은 15%~23% 상승하면서 몇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의 내년 원자재 시장 전망을 보면 원유와 철강 외에 전기동과 알루미늄 가격 전망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13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는 내년 금속시장에서 '전기동(구리)'이 유망하다고 진단했다.
모간스탠리는 전기동 가격이 오히려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신 내년 주도 종목으로 니켈과 알루미늄을 추천했다. 반면 BAML은 알루미늄 전망을 어둡게 본다.
철광석에 대한 전망도 엇갈린다.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는 철광석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씨티그룹은 계절적 수요를 맞아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 기초금속 현물가격 원자재 인덱스 추이 <사진=블룸버그> |
◆ 골드만삭스 "구리 좋다… 알루미늄 철광석은 하락"
해외 투자은행(IB)들은 내년 산업용 금속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가 '중국 개혁'이라고 입을 모은다. 중국 정부는 지난 2년간 있었던 공급과잉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 내 철강산업과 건설업, 광산업 등은 정부의 감독 하에 생산량을 축소하고 있다.
이 경우 생산량이 줄어드는 금속은 자연스럽게 가격 상승 압력을 받게 된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금속시장에서 가장 강세를 보일 상품이 구리, 가장 약세를 보일 상품이 알루미늄이라고 진단했다.
구리는 공급 호황(supply boom)이 거의 끝나가는 상태인 반면 알루미늄은 중국 안팎에서 공급이 증가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3개월, 6개월, 12개월 후 구리 값 전망치를 각각 톤당 6750달러, 6900달러, 7050달러로 제시했다.
같은 기간 철광석 전망치는 60달러, 55달러, 50달러로 하락할 것으로 봤으며, 알루미늄은 내년 12개월 동안 2000달러에서 움직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 모간스탠리 "니켈·알루미늄 톱픽… 전기동은 조정 예상"
모간스탠리는 주요 금속 중에서 니켈과 알루미늄을 '톱픽'으로 제시했다. 중국의 공급 개혁 정책으로 알루미늄이 수혜를 볼 것이고, 니켈도 시장 수급이 타이트해지면서 가격이 상승할 여력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모간스탠리는 알루미늄이 2018~2019년까지 0.96달러로 7%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구리는 내년까지 수급 균형이 이뤄지면서 가격이 현재 수준에서 소폭 하락할 것으로 전망해 골드만삭스와는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모간스탠리는 내년 구리 값이 파운드당 2.90달러로 15% 하락할 것이며 2019년에는 2.95달러로 10%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연과 철광석, 석탄 또한 공급이 늘면서 내년 말까지 가격이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철의 경우 중국 인프라스트럭처 투자가 둔화되면서 철 수요가 줄어드는 것이 약세 요인으로 지목됐다.
리튬과 코발트 등 배터리의 원재료로 쓰이는 금속도 공급이 늘면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 씨티 "강철·철광석 랠리"…BAML "구리·알루미늄"
씨티그룹은 내년 1분기에 강철과 철광석의 재고보충이 이뤄지면서 계절적 수요를 맞아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광산주는 일부 위험이 이미 반영돼 있으며 조정을 받을 가능성도 높다고 진단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는 기초 금속에 대한 수요가 내년까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2016~2017년처럼 높은 상승세가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세계에서 전기차 생산이 증가하면서 니켈은 수혜를 입겠으며, 알루미늄도 중국의 공급 제한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BAML은 알루미늄 가격의 내년 평균 전망치를 파운드당 0.94달러에서 1.08달러로 상향했다.
구리는 공급 부족이라는 호재가 있지만 중국의 수요 둔화 때문에 상승폭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했다.
석탄의 경우 톤당 140달러에서 바닥을 다질 것이며 철광석은 내년 수급상황이 상대적으로 타이트해 평균 가격이 톤당 65달러일 것으로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