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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신앙' 일본에 ‘캐시리스’ 바람…결제시장 성장中

기사등록 : 2018-01-01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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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 알리페이 등 글로벌 IT기업들 진출
도쿄올림픽 앞두고 지문결제시스템 준비중

[뉴스핌=김은빈 기자] 일본은 현금을 많이 써 신용카드 불모지로 꼽히는 나라다. 이랬던 일본이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전체 결제 중 현금 비중이 50% 이하로 떨어졌다. 정부가 지속적으로 '캐스리스(현금 없는)'로 가기 위한 정책을 밀어부쳤기 때문이다. 

일본 2위의 민간통신회사 KDDI는 지난 17일 자회사인 휴대전화 au의 센다이 매장에 지문결제기를 설치했다. 당분간 시험 운영해 본 후 고객들의 반응이 좋으면 전국 au매장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SBI홀딩스가 주도하며 대형은행 3곳, 지방은행 61곳이 함께 송금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다. 출시 예정일은 내년 봄이다. 전화번호나 GR코드만으로 송금이 가능하게 하겠다는 게 목표다. 

지난 1월 일본 편의점브랜드 로손 CEO인 다마츠카 겐이치 대표가 일본 국내 13000여개 로손 매장에서 알리페이 결제가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일본은행에 따르면 일본의 현금유통량이 명목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15년에 19.4%였다. 다른 나라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이며, 스웨덴(1.7%)과 비교하면 약 11배에 이른다. 한국과 비교해도 3배 가까이 높다. 

하지만 이 같은 흐름이 점차 깨지고 있다. 일본에서 현금성 결제수단 사용이 점점 축소되는 추세다. 개인소비에서 현금성 결제 수단은 2011년 80%(현금56%·계좌이체24%)에서 2016년 67.6%(현금49%·계좌이체18.6%)로 줄었다. 반면 비현금성 결제는 같은 기간 14.5%에서 23.5%로 증가했다. 신용카드 직불카드 전자머니 등으로 옮겨갔다는 얘기다.

특히 신용카드 결제액은 2013년 41조7915억엔에서 ▲2014년 46조2663억엔 ▲2015년 49조8341억엔 ▲2016년 53조9265억엔으로 증가세다.

이 같은 흐름은 지난 2014년 정부가 ‘비현금화(캐시리스)를 위한 방안’을 발표한 이후 나타났다. 공공요금의 전자납부 활성화, 안전한 카드결제환경 조성, 카드결제 편의성 향상 등이 목표였다.

이 방안에 오는 2020년 열릴 예정인 도쿄올림픽을 대비하려는 의도도 있다. 외국인 관광객에게 결제 편의성을 높이겠다는 것. 특히 카드정보와 지문을 등록한 관광객은 지문으로 결제가 가능한 시스템을 마련하기로 했다.

후쿠모토 유우키 닛세이생활연구소 연구원은 “캐시리스가 진행되면 금융기관 창구나 ATM 등 현금을 관리하고 운반할 수고가 줄어들고 분실 리스크 등도 사라지는데다, 사용기록이 전자 데이터로 기록되기 때문에 자금관리도 손쉽게 활용가능하다”며 “지하경제에도 활성화된다는 점에서 캐시리스에 의한 사회적 편익은 분명히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캐시리스 바람에 애플페이, 라인페이 등 글로벌 IT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부응하고 있다. 지난 8월엔 중국 알리페이가 일본 진출을 선언했다. 알리페이를 이용해 일본에서 쇼핑이 가능한 어플리케이션을 내년 봄까지 내놓기로 했다. 

다만 아직도 일본인에겐 '현금주의'가 뿌리깊다는 점에 유의해야한다. 하쿠호도생활총합연구소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캐시리스 사회’에 찬성하는 일본인의 응답은 49%, 반대는 51%였다. 반대를 선택한 사람들의 이유는 ▲낭비할 것 같아서 ▲돈을 모르기 어려울 것 같아서 ▲개인정보 유출 우려 등이 꼽혔다.

후쿠모토 연구원 역시 “일본은 세계적으로 유통되는 현금이 많은 만큼 캐시리스를 위한 사회적 혼란과 비용을 무시할 수가 없다”며 “향후 계속적으로 지켜보며 진행시켜나갈 문제”라고 말했다. 

 

[뉴스핌Newspim]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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