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히든스테이지
주요뉴스 newspim

[가상화폐] 범죄자들 "비트코인 보다 '모네로'가 좋아"

기사등록 : 2018-01-03 09:17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프라이버시 vs. 범죄 예방 쟁점 제기

[뉴스핌=이영기 기자] 지난해 전세계를 떠들썩하게 한 가상통화 비트코인(Bitcoin)이 프라이버시 보호가 상대적으로 약해 범죄자들이 모네로(Monero)나 지캐시(Zcash) 등 다른 가상통화로 몰려가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들 통화는 블록체인의 거래정보를 암호화해 거래 자체를 추적할 수 없도록 해, 프라이버시와 범죄방지라는 쟁점을 다시 제기하고 있어 주목된다.

◆ 거래 내역 등 판별되는 비트코인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초창기 가장 열렬한 팬이었던 범죄자들에게 더 이상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다. 거래정보를 보다 완벽하게 감추는 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가상통화가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체인날리시스와 같은 기술분석기업들이 기술을 개발해 비트코인의 기반인 블록체인에서 거래하는 사람들을 더욱 더 세밀하게 선별하고 표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범죄자들도 이를 간파했다. 유럽연합(EU)에서는 벌써부터 범죄자들이 비트코인보다는 모네로, 이더리움, 지캐시 등으로 몰려간다고 경고했다. 3개월전 EU의 유로폴은 "디지털 범죄세계에서는 모네로와 지캐시, 이더리움 등 다른 가상통화가 인기를 끌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내놨다.

이런 배경에는 비트코인의 블록체인은 비트코인 발송자와 수취자의 주소를 추적해서 범죄자를 찾아낼 수 있다는 약점이 있다.

탐정이나 형사들은 이미 비트코인의 흐름을 파악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예컨대 샌프란시스코의 한 카페에 매일 아침 9시에 비트코인으로 커피 한잔씩을 사는 행태를 보이는 데 그 비트코인의 발송자가 범죄자라면 현장에 가서 그를 체포할 수 있게 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하지만 2014년에 생긴 모네로는 비트코인과 다르다. 블록체인에 기록되는 거래정보에서 모네로 수취자의 주소를 암호화하고 대신 가짜 주소를 발송자에게 보낸다. 주고 받는 모네로 수량도 그렇게 해 버린다. 범죄자들에게 인기가 치솟을 수 밖에 없다.

◆ 수취자 주소와 수량 암호화하는 모네로

이런 까닭에 지난해말 2개월간 모네로 가격은 4배나 올라 349달러까지 올랐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은 2배 올랐다. 비트코인보다 더 빨리 성장하는 몇 안되는 가상화폐 중의 하나라 모네로가 자리 잡아버렸다. 그리고 새해들어 벌써 7%나 오르는 기세다.

유로폴의 경고대로다. 모네로 사용자가 모두 의심스러운 눈길을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코인펌의 대표 파웰 쿠스코우스키는 "모네로로 드나드는 데이타가 모두 헷갈리게 만들고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한 자금들이 불법자금이 아니라고 어떻게 밝힐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지캐시(Zcash)는 한걸음 더 나간다. 아직까지 범죄자들이 그리 많이 사용하는 것 같지 않지만, 지캐시는 발송자와 수취자 주소 모두를 아예 암호화 해 버린다.

다르게 보는 시각도 있다. 모네로 사용자 중에서 범죄자는 일부에 지나지 않은 반면 모네로에 적용된 기술은 프라이버시 보호에 더 확실하기 때문이다.

디지털 에셋 리서치의 선임 분석가 루카스 누찌는 "전통 기술과 단절된 완전한 신기술이 대체로 그렇듯이 초기에는 불법행위와 많이 관련된다"면서 "일상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프라이버시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어 모네로와 같은 가상화폐는 단순히 불법 상품을 사들이기 위한 교환의 도구라는 의미 이상이다"고 말했다.

모네로에 적용된 기술 개발자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프라이버시 보호에 역점을 두어 모네로를 만들었고 또 사람들이 정당하게 이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커피를 어디서 사 마시든 그것이 드러나지 않기를 원할 뿐이라는 것. 범죄자들도 모네로 사용이 더 낫기 때문에 사용한다는 것이다.

모네로 핵심 개발자인 리까르도 스파니는 "공동체라는 입장에서 불법사용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분권화된 화폐라는 의미를 본다면 사람들이 모네로를 사용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