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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총수 빠진 박근혜 재판..미르·K스포츠 뇌물 입증 난항

기사등록 : 2018-01-11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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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재판에 박근혜 독대 구본무·김승연·조양호·허창수 불출석
재단 출연 경위 및 절차 신문 무산..검찰 증인신청은 유지
이재용 1심 "재단 출연금 대가관계 인정 어려워"
경제수석실 주도·강압적 측면 존재 등 이유로 무죄 판단

[뉴스핌=김규희 기자] 1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삼성뇌물 등’ 재판에 대기업 총수들이 모두 불출석 하면서 검찰의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뇌물죄 입증에 난항이 예상된다. 이재용 부회장 1심 때와 마찬가지로 무죄 판결이 나올 것이란 이른 견해도 나온다. 

박근혜 전 대통령(왼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 최순실 씨(오른쪽) [뉴스핌DB]

법원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 재판에 증인으로 채택돼 11일 소환 예정이던 대기업 총수 4명이 재판부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해외 출장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냈고, 구본무 LG회장은 개인 사정으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각각 출석이 어렵다는 뜻을 전달했다.

검찰은 이날 각 기업집단의 최고 결정권자인 총수들을 법정에 불러 미르·K스포츠재단에 지원금을 출연한 경위 및 절차를 집중 신문할 예정이었다. 이들 총수들은 박 전 대통령과 독대 자리에서 재단 출연금을 요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총수들 모두 이날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수수 입증에 난항이 예상된다. 검찰은 이들 총수들이 박 전 대통령과 독대 당사자이기 때문에 증언이 필요하다고 보고 증인신청을 유지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총수들의 출석 여부와 상관없이 지난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1심 재판에서 같은 내용을 다룬 적 있어 법원의 판단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서초동 한 법무법인 변호사는 “지난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1심 재판에서 같은 문제를 다뤘는데 무죄를 선고했다”며 “이를 참고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 결과를 뒤집는 결론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8월 25일 이재용 부회장의 1심 재판부는 경영권 승계작업이라는 ‘묵시적 청탁’을 대가로 승마 지원 일부와 영재센터 지원은 뇌물로 인정했으나, 미르·K스포츠 재단에 출연한 204억원은 뇌물로 보지 않았다. 출연금 지원 과정에 청와대의 강압적인 측면이 있어 대가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당시 재판부는 재단에 대한 설립 및 출연 과정은 청와대 경제수석실의 주도로 이루어졌고, 그 과정에서 강압적인 측면이 있었던 점과 대통령 관심 사항에 따라 전경련의 사회협력비 분담비율로 책정된 재단출연금을 어쩔 수 없이 납부할 수 밖에 없다는 정도의 인식이 있었다는 점 등을 이유로 재단 출연금에 대한 대가관계를 부정했다.

반면 지난해부터 기업 관련자들을 불러 이야기를 들은 만큼 재단을 통한 뇌물수수 입증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은 총수 증언으로 뇌물죄 입증에 방점을 찍으려 했을 것”이라며 “불출석한 총수 증언 없이도 앞서 출석한 총수 및 관련자 신문으로 증거를 모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지난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증인으로 출석해 박 전 대통령과의 독대 당시 그룹 현안인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과 워커힐면세점 특허 갱신 문제, 동생인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가석방 등을 언급한 적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김규희 기자 (Q2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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