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백진규 기자] 가상화폐 열풍과 함께 블록체인 기술이 주목 받으면서 중국 A주 증시에도 블록체인 테마주 열풍이 불고 있다. 일부 종목은 최근 1개월새 주가가 40% 넘게 급등하면서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지난 10일 기준, 중국증시 상하이지수는 9거래일 연속 강세를 이어갔다. 주요 증권사들이 차익실현 압력을 경고하는 상황에서도 거래량이 유지되면서 지수가 꾸준히 오른 것.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가상화폐 열풍으로 인해 관련 테마주로 신규 자금이 유입됐다고 분석했다.
◆ 블록체인 테마주 투자 열풍
중국 텐센트커지(騰訊科技)는 10일 종가 기준으로 지난 1달간 블록체인 테마주의 주가 추이를 정리했다.
중국 양대 증시에서 1달간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이젠구펀(易見股份, 600093.SH)으로, 1달새 주가가 44% 올랐다. 이젠구펀은 지난 2016년부터 미국 IBM과 공동으로 블록체인 거래 비용을 낮추는 ‘블록체인 공급사슬 관리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쓰팡징창(四方精創, 300468.SZ) 주가는 1달새 31% 올랐다. 지난 2016년 ‘중국 금융 블록체인 연맹’에 발기인으로 참석하면서 블록체인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12월 7일 “IBM과 공동 개발한 ‘블록체인 방카슈랑스 프로젝트’를 중국젠셔은행(建設銀行, 건설은행)에서 성공적으로 시행했다”며 “앞으로 은행 보험사에서 정책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공유해 업무 효율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보도했다.
이차오구펀(壹橋股份, 002447.SZ) 주가는 30% 올랐다. 지난 12월 28일 회사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e-스포츠 대전 가속기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발표하면서 주가도 급등했다.
유주게임(遊久遊戲, 600652.SH)은 지난 8일 블록체인 기반 게임 채널 오픈을 발표했다. 시장에 난립하고 있는 블록체인 관련 게임들을 통합채널을 통해 평가하고 추천한다는 계획이다. 8일 발표 후 유주게임 주가는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뒤 11일 현재 거래중지 상태다.
미국에 상장된 블록체인 관련 중국 기업들도 강세를 보이긴 마찬가지였다. 중왕자이셴(中網載線, CNET)은 우시징퉁커지(無錫井通科技)와 공동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해 믿을 수 있고 공정 투명한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4일 중왕자이셴 주가는 무려 698%나 오른 뒤 현재 차익실현 압력을 받고 있다.
유사 가상화폐 완커비(玩客幣)’를 개발한 중국 IT기업 쉰레이(迅雷, XNET) 주가는 1달새 77% 올랐다. 완커비는 클라우드컴퓨팅과 정보교환을 위해 지불하는 일종의 포인트이며, 쉰레이에서 개발한 가속기로 채굴한다.
런런왕(人人網, RENN) 역시 SNS활동 동영상시청 게임 등에 사용하는 RR코인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한 뒤 지난 3일 하루 만에 주각가 47%나 올랐다
반면 일부 종목들은 특별한 이슈 없이 단지 ‘블록체인을 연구하고 있다’고 홍보한 것 만으로 주가가 오르기도 했다.
금융전산기기 개발기업 광뎬윈퉁(廣電運通, 002152.SZ)은 “전부터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에 관심을 가져왔으며, 전문 연구 팀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힌 것 만으로 1달만에 주가가 17% 상승했다.
같은 기간 주가가 19% 오른 IT보안 서비스업체 위안광롼젠(遠光軟件, 002063.SZ)은 “블록체인 기술을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여러 국내외 관련 포럼에 참석해 업계 교류를 늘려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가오웨이다(高偉達) 페이톈청신(飛天誠信) 신천커지(新晨科技) 등도 최근 블록체인 테마주로 꼽히며 주가가 10% 넘게 올랐다.
◆ 증권사 ‘블록체인 테마주 묻지마 투자는 위험’
블록체인 이미지 <출처=바이두> |
중국 주요 증권사들은 중장기적으로 블록체인 업계의 강세를 전망하면서도, 아직은 기술 활용도가 높지 않아 ‘가상화폐 블록체인 테마주’에 대한 무분별한 투자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자오상증권(招商證券)은 지난 7일 보고서를 통해 ”인터넷 IT기업들이 블록체인 기술에 관심을 가지면서 관련 투자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면서도 “단기적으로 블록체인 기술이 활용되기는 어렵고, 정부당국의 정책 변화에 대한 리스크도 여전히 큰 상황이다”고 진단했다.
궈하이증권(國海證券)은 역시 “가상화폐 가격이 현재 수준에서 유지된다면 가상화폐 채굴 및 거래 관련 산업도 지속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으나, 가상화폐 가격 변동성에 대한 위험은 여전히 존재하며 공급과잉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궈진증권(國金證券)은 “블록체인 기술이 산업에 활용돼 수익을 거두기 위해선 업계의 규모화가 진행돼야 하며, 그 시기를 지금 예상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백진규 기자 (bjgchi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