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보람 기자] 하현회 LG그룹 부회장이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이 청와대의 관심사항이라 거절할 수 없었다고 증언했다. 재단 출연이 청와대의 지시사항으로 느껴졌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이다.
하현회 부회장은 11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 제107회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하현회 LG그룹 부회장이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 107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뉴시스] |
이날 공판에서 검찰은 하 부회장에게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경위에 대해 집중 질문했다.
하 부회장은 이에 "안종범 전 경제수석이 직접 챙기는 사안이니까 기업 대표이사로서 자연스럽게 적극 참여하겠다고 말했다"며 "재단의 설립 목적이나 취지 보다는 청와대 관심사항이고 안종범 당시 경제수석이 직접 챙기는 사안이라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청와대 경제수석은 막강한 영향력이 있어 거절할 수 없었냐"는 검찰의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재단 출연을 박 전 대통령 혹은 경제수석의 지시로 받아들였냐'는 박 전 대통령 측 질문에는 "'지시'쪽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더 크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측은 이에 "재단 출연이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대통령의 합의사항일 수도 있지 않느냐"며 "대통령 지시라고 느껴졌다면 왜 구본무 회장에게 확인하지 않았냐"고 반박했다.
하 부회장은 이에 "재단 출연문제는 저희 의사 결정이라 굳이 말할 필요가 없었다"며 "안 전 수석이 해당 사안을 계속 챙기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청와대에서도 관심을 갖는 사안이라 경제수석이 직접 챙기는구나'라고 생각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기업 경영하는 입장에서는 청와대의 관심사항이 무겁게 느껴진다"고도 말했다.
LG그룹은 지난 2015년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각각 총 48억원, 30억원을 출연했다. 하 부회장은 당시 LG 대표이사를 맡고 있었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