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오찬미 기자] 소셜커머스(통신판매업) 업체로 출발한 쿠팡, 위메프, 티몬이 실적 개선을 위해 오픈마켓(통신판매중개업) 사업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불공정거래를 막고 중소상공인을 보호할 수 있는 관련 법안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16일 유통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1월 중 임시국회 열어 공청회 진행하려 했던 '사이버몰판매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은 아직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상정된 채 계류 중이다.
이 법안은 유통시장에서 오픈마켓의 시장 관련 불공정거래 행위를 예단하고 중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됐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쇼핑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오픈마켓은 일반적인 쇼핑몰 판매방식을 벗어나, 개인과 소규모 판매업체 등이 온라인상에서 자유롭게 상품을 거래하는 중개형 인터넷 쇼핑몰이다.
G마켓, 옥션, 인터파크 사업자에 이어 쿠팡, 위메프, 티몬까지 오픈마켓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이들은 시스템을 제공한 대가로 상품을 등록한 사용자에게서 수수료 및 광고 수익을 얻는다.
쿠팡 관계자는 "소셜커머스(통신판매업) 업체는 자사 물류창고에서 상품을 직접 배송 판매하는 과정을 전담하지만, 물품 선택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 늘 걸림돌로 작용해 오픈마켓까지 사업을 확장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대형 인터넷 오픈마켓과 이를 이용하는 판매업자인 중소상공인이 늘고 있지만, 당장 이 둘의 관계를 규제할 법이 없어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제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게 대표적인 문제로 지적된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G마켓이나 11번가, 배달앱과 거래하는 업체 및 식당들은 100% 소상공인"이라며 "통신판매 중개업자와 판매자, 소비자 3자 간의 관계를 규정할 수 있는 법안이 현재로서는 없는데, 이 때문에 광고비를 낸 상품을 상단에 노출시키는 등 소비자 기만 행위가 발생하더라도 중소상공인과 중개업자간의 분쟁을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부에 보여지지 않는 수수료나 광고비 문제도 크다"며 "이를 표면화 및 투명화 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 쇼핑이 일반화되면서 사이버몰을 통한 오픈마켓의 시장 지배력이 커지고 있는 만큼, 법안 통과의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7월 이 법안을 대표 발의한 송기헌(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G마켓, 옥션 등 업체로부터 불공정 거래가 발생하면서 오픈마켓의 공정거래를 담보하기 위해 법안을 발의하게 됐다"며 "사이버 거래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규제법안이 없었던 만큼 사이버중개업무상 불공정거래가 있으니 공정거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입법취지를 설명했다.
해당 법안에는 오픈마켓 사업자의 부당한 거래 거절·차별적 취급·사업활동 방해행위를 금지하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오픈마켓 사업자의 불공정거래 행위에 시정조치를 하거나 불이행시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또 광고비와 부가서비스 비용을 과다 청구하는 것을 금지하고,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사이버몰판매중개거래 분쟁조정협의회를 설치하는 안도 포함했다.
이 같은 법안은 현재 정무위 법안심사소위에 상정돼 있다. 올 상반기 임시국회가 열리면 공청회를 거쳐 논의될 예정이다.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오픈마켓을 이용하는 중소상공인들의 분쟁 및 민원처리는 오픈마켓 사업자의 재량에 맡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송기헌 의원실 측은 "지난 2014년부터 법안을 준비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9대 국회에서도 발의했었는데 논의가 안됐었다"며 "올해 중소상공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오픈마켓 시장도 커져 20대 국회에서는 법안 논의가 잘 이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오찬미 기자 (ohnew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