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핌=성상우 기자 ]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글로벌 방송 시장 진출'을 신사업으로 추진한다. 미국 최대 로컬 지상파 방송 사업자 '싱클레어'와 협업을 맺고 미국 유료방송 시장에 진출을 도모하며 탈(脫) 통신의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16일 SK텔레콤 관계자는 "최근 미국 방송 시장은 20년전의 기술표준 'ATSC 1.0'에서 차세대 기술표준인 'ATSC 3.0'으로 빠르게 옮겨가는 초창기"라면서 "이번 협약을 통해 미국 최대 시청점유율을 보유한 싱클레어 방송그룹이 IPTV 형태로 전환하는 사업을 함께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지난 11일 미국 지상파 방송사 '싱클레어와 차세대 방송 기술인 'ATSC 3.0'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고 상용서비스를 론칭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ATSC 3.0은 미국 디지털TV 표준화 위원회가 지정한 차세대 방송 기술 표준으로, 기존의 단방향 송출이 아닌 인터넷 프로토콜(IP) 기반의 양방향 서비스다. 가장 큰 특징은 초고화질(UHD) 방송이 가능하다는 점이며, 이동형 방송 및 실시간 재난 경고 방송 등 지역 기반 방송, 맞춤형 방송 등도 가능하다.
SK텔레콤과 싱클레어가 MOU를 체결했다. <사진=SK텔레콤> |
싱클레어(CEO 데이비드 스미스)는 미국 메릴랜드주에 본사를 두고 미국 전역에 걸쳐 165개 방송국을 소유한, 미국 최대 로컬 지상파 방송 그룹이다.
전국 기반 방송사인 ABC나 NBC 등과 달리 각 주에 기반을 둔 로컬 지상파 방송이지만, 전국 시청가구 점유율 기준으론 40%에 육박, CBS(37.7%)나 ABC(22.5%)를 넘어섰다.
싱클레어는 SK텔레콤과의 협업을 통해 ATSC 3.0을 현지 최초로 도입하고 IPTV로의 전환 사업을 본격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타 지상파 및 케이블TV 서비스와 차별화하고 OTT 업체들과도 경쟁 구도를 형성하겠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측은 싱클레어의 시청점유율이 40%에 이르러, IPTV 확장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ATSC 3.0 도입 초창기인 만큼 시장 선점 효과도 막대할 것이란 분석이다. 인접국가인 캐나다를 비롯해 중남미, 인도 등 글로벌 사업 확대 가능성도 열어뒀다.
박 사장은 지난 2016년 말 취임 직후부터 '탈통신'과 '글로벌 확장'을 강조해왔다. 성장 한계에 직면한 전통적 통신 중심 사업 구조에서 빠르게 벗어나고 글로벌 사업 확장을 통한 성장 동력을 확보가 시급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이러한 측면에서 박 사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직접 싸인하고 온 이번 협약은 SK텔레콤의 그간 글로벌 행보 중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라는 평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아직 MOU 단계라 수익 배분 등 구체 사항은 추가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라면서도 "IPTV 상용화 경험과 네트워크망 기술을 동시에 보유한 SKT의 역량을 보고 싱클레어측이 먼저 제안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추가 협업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성상우 기자 (swse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