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광연 기자] LG유플러스(부회장 권영수)가 불씨를 당긴 CJ헬로(대표 변동식) 인수합병(M&A)설이 방송통신업계를 달구고 있다. 유료방송 도약을 꿈꾸는 LG유플러는 관심을 나타내고 있지만 독자생존을 선택한 CJ헬로는 미온적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심사 등 변수가 많아 당순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19일 관련업계에서 LG유플러스의 CJ헬로 ‘러브콜’의 가장 큰 이유로 꼽는 것은 유료방송 ‘퀀텀점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LG유플러스 유료방송(IPTV) 가입자수는 317만명으로 ▲KT(IPTV) 606만명 ▲SK브로드밴드(IPTV) 407만명 ▲CJ헬로(SO) 391만명 ▲티브로드(SO) 322만명 ▲KT스카이라이프(위성) 320만명에 이은 6위다.
LG유플러스의 지난해 1월 가입자는 304만명. 6개월동안 13만명 증가했다. 이런 추세라면 단기간 순위 역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통신과 함께 자사의 주요 사업인 미디어 부문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M&A외에는 뚜렷한 대안이 보이지 않는다.
2017년 상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및 점유율. <자료=과기정통부> |
CJ헬로를 인수할 경우, LG유플러스의 유료방송 가입자는 708만명으로 IPTV와 위성을 보유한 KT 926만명에 이어 단순에 업계 2위로 올라설 수 있다. LG유플러스가 공격적으로 강화하고 있는 스마트홈 사업의 핵심 플랫폼이 IPTV와 케이블 등 홈 미디어 서비스라는 면에서 CJ헬로 M&A 필요성은 더욱 높다.
취임 3년차를 맞은 권영수 부회장이 그간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점도 M&A 가능성이 높이는 요인이다. 취임 당시 권 부회장은 “통신 사업은 땅짚고 헤엄치기”라며 자신감을 보였지만 LG유플러스는 여전히 3등 사업자에 머물러 있다. 자신의 경영능력과 기업의 성장 가능성 모두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CJ헬로만한 선택지가 없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하지만 이번 M&A설을 가로막는 요인도 적지 않다. 우선 CJ헬로의 거부의사가 명확하다.
CJ헬로 관계자는 “최대주주가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 않다는 공시 내용이 우리의 입장”이라며 M&A설 확대에 선을 그었다. 지난해 3월 변동식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하고 스마트홈, 사물인터넷 등 신사업을 강화하며 독자생존의 길을 선택한 상황에서 또 한번 M&A에 휘말리는 것 자체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2016년 SK텔레콤이 CJ헬로와의 M&A를 추진할 당시 자사 영업기밀이 대거 SK텔레콤으로 넘어갔지만 공정위의 불허로 정착 M&A 자체가 무산되면서 심각한 타격을 받은 트라우마도 여전하다. 근거없는 추측을 자제해 달라는 입장이다.
또 다른 변수는 공정위다. 공정위는 2년전 CJ헬로의 전국 점유율이 아닌 권역 점유율을 기준으로 삼으며 SK텔레콤의 M&A 시도를 불허했다. M&A를 허용하면 일부 지역에서 독과점이 발생한다는 이유였다.
최근 정부 일각에서는 권역이 아닌 전국 점유율로 유료방송 시장을 평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명확한 기준 변경 기조가 형성된 상황은 아니다. 2년전 기준을 적용하면 LG유플러스의 CJ헬로 M&A 시도는 불가능하다. 여전히 CJ헬로의 권역별 점유율이 높기 때문이다.
한용호 공정위 기업결합과장은 “LG유플러스와 CJ헬로의 M&A는 아직 결합 심사 접수도 되지 않은 사안이기에 미리 예측해서 말할 수 있는 내용은 전혀 없다”며 “기업결합 심사는 기본적으로 시장환경을 면밀히 검토해 이뤄지기 때문에 본격적인 절차에 들어가기 전에는 아무것도 확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정광연 기자(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