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서울 강남 재건축 시장이 초과이익환수금 폭탄으로 혼란에 빠지자 상대적으로 투자 수익성이 안정적인 강남권 신규분양 단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규분양 단지는 초과이익환수제 부담이 없는 데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고가 분양을 막아 주변 집값보다 저렴한 장점이 있다. 입지가 검증된 사업장이 대부분이라 올해 상반기 두 자릿수 청약 경쟁률이 나타날 것이란 관측이 많다.
2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신규 분양 예정단지에 대해 예비 청약자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 견본주택이 아직 개장하지 않았지만 분양가와 분양일정을 묻는 상담 문의가 많이 늘었다는 게 분양현장의 이야기다.
대우건설 분양 관계자는 “강남 재건축 단지의 초과이익환수금이 평균 4억원대로 발표되자 투자 수익성이 불확실해졌고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신규 분양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이달 경기도 과천7단지 분양을 앞두고 분양일정과 주변 입지, 분양가를 묻는 문의가 예상보다 많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 단지의 초과이익환수제 부담이 예상보다 커지자 강남권 신규분양 단지를 노리는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
재건축 초과이익환수금 폭탄으로 신규 분양단지의 투자 가치가 높아질 전망이다.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모습<사진=이동훈 기자> |
강남 재건축 단지에 초과이익환수금 4억원 정도를 회수하면 사실상 투자 매력이 크게 떨어진다. 지금으로선 10억원이 넘는 강남 재건축에 선뜻 투자하기에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이다.
신규분양 단지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주변 ‘랜드마크’ 단지와 비교해 분양가가 저렴한 것도 한 이유다. 조합원과 시공사가 일반분양가 산정 시 HUG로부터 분양가 승인을 받아야 한다. HUG는 주변 아파트 평균 분양가의 110%를 초과하거나 최근 1년 이내 분양한 아파트의 최고 평균 분양가를 초과하면 분양보증을 거부하고 있다 강남권 투자 열기로 집값이 1년새 15~20% 상승한 것을 신규 분양가에 모두 반영하기 어려운 것이다.
이렇다 보니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평균 청약 경쟁률이 고공 행진할 가능성이 있다. 청약 규제로 대상자가 많이 줄었지만 대기 수요가 여전히 풍부해서다. 지난해 10월 24일부터 투기과열지구 내 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 도시환경정비사업 등)에서 조합원 분양, 일반분양분에 당첨됐으면 5년 이내에 투기과열지구 내 정비사업에서 조합원 분양을 받지 못하고 일반분양을 당첨 받을 수 없다. 청약 1순위 대상도 12개월에서 24개월로 늘었다.
상반기 강남권 주요 분양단지는 풍성하다. 이달 준강남으로 꼽히는 경기도 과천에서 과천7단지가 분양한다. 분양가 2900만원대로 주변 아파트값 3200만~3300만원보다 저렴하다. 이어 오는 3월 강남구 개포동 개포8단지, 반포구 서초동 서초 우성1차, 강동구 고덕주공6단지가 주목받는 단지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초과이익환수제 부활로 강남 재건축 시장에 불확실성이 높아져 투자 관망세가 퍼질 공산이 커졌다”며 “실수요들은 상대적으로 분양가와 사업 리스크가 낮은 신규 분양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지만 공급 물량이 수요보다 부족해 청약 경쟁률이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