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성웅 기자] 올 겨울 들어 역대급 한파와 함께 전국에서 화재 사건이 끊이질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매서운 추위가 화재 사고를 더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5일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일부터 올해 1월 31일까지 두 달간 발생한 화재는 총 8164건이었다. 하루 평균 132건 가량의 화재가 발생한 셈이다.
이번 겨울은 최근 5년 들어 가장 많은 화재가 발생했다. 지난해 같은기간엔 7587건, 2015년엔 8021건, 2014년엔 7636건, 2013년엔 7705건을 기록했다.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재활용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진화에 나서고 있다. 소방당국은 현재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으며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형석 기자 leehs@ |
올해 화재 발생 건수가 다른 해에 비해 유난히 급증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인명피해 규모만 두고보면 압도적이다.
지난 두달간 화재사고로 발생한 사상자는 총 825명이다. 이 중 사망자는 167명이다. 과거 4년간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던 2015~2016년 겨울(사상자 296명, 사망자 76명)보다 2배가 넘는다.
지난해 12월엔 충북 제천의 한 스포츠센터에서 불이 나 29명이 숨졌다. 또 지난달엔 밀양 세종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현재까지 총 4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밖에 서울 은평구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일가족 3명이 사망하고, 종로의 한 여관에서 방화로 인해 6명의 사망자가 나오는 등 크고 작은 화재로 인한 안타까운 인명사고가 이어졌다.
충북 제천시의 한 스포츠시설 건물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들이 진화하고 있다. <사진=제천소방서> |
올해 유독 큰 화재가 집중되는 가장 큰 원인은 '최강 한파'다. 기상청에 따르면 한반도의 차가운 대기는 따뜻한 남쪽공기에 비해 수증기량이 적다. 곧, 한파가 지속될수록 날씨가 건조하다.
때문에 자그마한 불씨나 전기 스파크에도 쉽게 큰 화재로 이어지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발생한 화재 중 담뱃불이나 라이터불, 불꽃이나 불티 등 작은 불에서 시작한 화재는 1832건에 달한다. 전기 단락이나, 전기 스파크에서 발생한 화재는 이보다 많은 2306건이나 발생했다.
또 추운 날씨로 창문을 꽉 닫아놓고 있고, 동파 우려로 수도관을 잠그면서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도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현대사회의 화재는 실화나 방화가 아닌 이상 전기적인 요인에 의한 화재가 많다"라며 "특히 요즘처럼 날씨가 춥고 건조할 때는 작은 스파크가 큰 불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습도가 70% 이상이면 정전기가 줄어드니 건조주의보가 발령됐을 땐 특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라며 "또 '문어발식'콘센트 사용이나 노후된 콘센트 사용을 지양하고, 전기기구 주변의 먼지가 없도록 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