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백진엽 기자] 353일만에 구치소에서 석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처음 향한 곳은 부친인 이건희 삼성 회장이 입원해 있는 서울삼성병원이었다.
이 부회장은 5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약 1년 동안의 구치소 생활을 마감하고 석방됐다.
판결을 받은 이후 이 부회장은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개인물품을 챙겨 나왔다. 그는 이 자리에서 취재진에게 "좋은 모습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지난 1년간 자신을 돌아보는 가 됐다. 앞으로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짦은 한마디 후 대기 중이던 구형 체어맨 승용차에 올랐다. 행선지는 이건희 회장이 와병 중인 삼성서울병원으로 파악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뒤 구치소로 향하는 호송차에 오르며 미소짓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이 부회장의 이후 일정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 본인이 생각하는 계획은 있겠지만 아직 삼성 등에도 알려진 것은 없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경영 복귀 일정 등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알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잠시 몸을 추스린 후 빠른 시일내에 경영일선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회사의 상황이 이 부회자의 복귀를 재촉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렸지만, 전망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반도체 사업의 경우 중국발 공급 과잉 우려가 나날이 커지고 있다. 게다가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 역시 삼성에게는 불안한 전망을 키우는 요인이다.
때문에 다가올 위기를 극복하고, 삼성의 미래를 위해 이 부회장이 빠르게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위한 대규모 투자나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인수합병(M&A) 등에 대한 이 부회장의 의사결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이번 판결로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일선 복귀가 언제든지 가능하게 됐고, 조기 복귀에 대해 기대감도 크다"면서도 "다만, 이 부회장이 의중에 따라 신중히 시기와 방향이 정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이 부회장이 무죄를 위해 대법원 상고심에 전념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이번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의 상당 부분에 대해 무죄를 받았고, 재판에 쟁점으로 부각된 묵시적·명시적 청탁에 대해서도 법원이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상고심에서 이 부회장이 무죄 선고를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상고심에 주력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하지만 상고심을 하더라도 경영과 투트랙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재계 한 관계자는 "경영 복귀가 언제일지는 몰라도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굳이 상고심때문에 복귀를 미루거나 하지는 않을 듯"이라고 내다 봤다.
[뉴스핌 Newspim] 백진엽 기자 (jinebit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