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주요뉴스 newspim

크루그먼 "증시 폭락 경제 상황과 연결짓지 말아야…"

기사등록 : 2018-02-07 16:31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뉴스핌=민지현 기자]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자 대표적인 진보경제학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뉴욕증시 폭락을 경제 상황과 연결지어 해석하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증시에 대해 이야기할 때 "증시는 경제를 반영하는 것이 아님을 기억해 달라"고 말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트럼포리아 마침내 벽에 부딪쳤나"라는 기고문을 통해 증시는 경제를 반영하는 것이 아니므로 지난 며칠간의 시장 하락세는 아무것도 의미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트럼포리아(Trumphoria)는 도널드 트럼프의 대선 승리로 나타난 시장의 도취감을 뜻하는 용어이다.

폴 크루그먼<사진=블룸버그>

그는 1987년 '블랙 먼데이' 충격을 예시로 들었다. '블랙 먼데이' 충격은 1987년 10월 19일 뉴욕 월 스트리트에서 하루 만에 주가가 22.6% 빠진 사건을 말한다. 예시를 통해 그는 "사건 당시에도 경제는 탄탄했었다. 이는 증시 하락이 경제 상황이 나쁘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음을 보여준다"며 "투자자들은 경제 상황이 아니라 다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에 더욱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크루그먼 교수는 "미국 경제는 저성장을 향해 나아가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3%의 성장을 약속했지만 향후 10년간 경제 성장률은 목표 성장률의 절반치인 1.5%에 그칠 것이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한 3%의 경제 성장률을 달성하려면 생산성을 높이거나 잠재 노동자 풀의 성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경제는 거의 완전 고용 상태에 있기 때문에 실업자들을 노동시장으로 더 많이 끌어들여야 하는게 아니라 한 노동자당 산출량을 높여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미국 생산가능인구 증가율이 둔화된 반면 생산성 증가율은 실망스러운 수준" 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식과 장기채권, 부동산 등이 고평가 되어있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우리는 2000년의 닷컴 버블이나 2006년의 부동산 버블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표준 지표들이 정상 수준보다는 확실히 높고, 정상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상당한 고통이 따를 것이다"고 말했다. 주식은 2000년 당시 만큼 고평가 돼 있지 않고 주택 가격도 2006년 만큼 고평가 돼 있지 않지만 현재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 모두 과열되어 있어 1980년 일본을 강타했던 이중 거품 붕괴의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현한 것이다.

◆ 트럼포리아(Trumphoria) 벽에 부딪혔나

크루그먼은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비판을 계속해서 이어나갔다. 그는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믿었는가"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마치 미국 경제에 운용의 여지가 많은 것처럼 행동했다.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금리 인상과 주가 하락 현상이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대한 믿음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시장이 경고 사인을 보내기 직전에 역사상 가장 유능한 연준(Fed)의장인 재닛 얠런을 해고한 것은 현명한 처사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새롭게 임명한 제롬 파월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사람 같아 보인다"고 하면서도 "그가 위기에 얼마나 잘 대처할 지는 잘 모르겠다"는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다보스 포럼에서 약달러를 지지한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에 대해서는 "미국 재무 장관을 맡은 사람들 중에서 가장 뛰어나지 않은 사람같다"고 표현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재무부 장관과 이달 5일 임기를 시작한 새 연준 의장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치며 "최악의 가능성을 가진 사람들을 앉혀 놓은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미국 경제가 곤경을 향해 가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대답하기에는 이르다"며 "주요 정책입안자들이 효과적으로 문제를 처리해준다면 미국 경제가 곤경에 처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뉴스핌Newspim] 민지현 기자(jihyeonmin@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