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봄이 기자] 롯데면세점이 결국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철수할 전망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9월부터 공항공사와 임대료 문제를 놓고 협상을 벌여왔으나, 끝내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이르면 다음 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사업 철수를 통보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 말이면 사업기간 절반에 해당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철수 의사를 밝힐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참고사진) /김학선 기자 yooksa@ |
철수 규모에 대해선 아직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현재 롯데면세점은 제1터미널 4개 구역을 운영하고 있는데 전부 철수할지, 아니면 주류·담배 등 일부 구역을 남겨둘지 선택해야 한다. 업계에선 부분 운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3기 면세사업자 선정을 통해 지난 2015년 9월부터 오는 2020년 8월까지, 5년 간 사업권을 획득했다.
지난해 중국의 사드(THAAD) 보복 여파가 심화되면서 수익성에 직격탄을 맞았다. 실적이 급격히 악화되자 지난해 9월엔 공항공사 측에 임대료 조정 협상을 요청했다. 그러나 양 측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결국 결렬됐다.
롯데면세점의 임대료 부담도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계약기간(5년) 동안 지불해야 하는 임대료는 약 4조1000억원인데, 이 중 75%를 운영 4·5년차에 지불해야 한다. 내년과 내후년 연간 임대료는 1조원이 훌쩍 넘는다.
이 때문에 중국인 단체 관광객 수가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철수는 불가피하다는 게 대체적인 반응이다.
롯데면세점은 또 지난해 11월 인천공항공사를 상대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임대계약 관련 불공정거래행위 신고서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통상적인 조사 기간은 1년 정도로 연말쯤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공정위에 불공정거래에 대한 신고서를 넣었지만 마냥 결과를 기달릴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조만간 철수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당 구역에 철수 의사를 밝히더라도 롯데면세점은 오는 6월까지 4개월 간 운영을 지속해야 한다. 새로운 사업자 선정 기간(120일)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또 계약상 롯데면세점은 위약금(약 3000억원) 부담을 안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면세점의 남은 임대료 액수가 크기 때문에 철수는 확정적인 것 같다"면서 "대규모 사업장을 운영하던 롯데면세점이 철수하면서 면세업계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장봄이 기자 (bom22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