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효주 기자] 신격호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씨가 경영권 분쟁 중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관측되면서, 서씨 모녀 역할론이 재조명받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한일 롯데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을 사들인 것이 뒤늦게 밝혀졌다. 지난해 신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을 4%로 늘려 개인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그동안 신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을 1.38% 보유해 경영권 분쟁 중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지분율(1.62%)보다 적었다.
당초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한 총수 일가는 서미경 씨와 서 씨의 딸 신유미 씨다. 지난 2016년 말 기준 이들 모녀는 각각 1.84%, 1.83%씩 직접 지분을 보유해왔고 이 외에도 서씨 모녀가 실질적으로 소유한 페이퍼컴퍼니 경유물산(3.2%)을 통해 총 6.87% 지분을 갖고 있었다.
이 외 총수일가 지분은 신격호 총괄 회장(0.44%), 신 총괄회장의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최대 주주인 페이퍼컴퍼니 클리어스카이(3%) 등이다.
신 회장이 구속된데 이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직을 사임하면서 개인 최대주주인 서씨 모녀가 ‘캐스팅 보트’(casting vote) 역할로 부상한 상황이었다.
현재 총수 일가가 보유한 개인지분 이외 현재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은 광윤사 28.1% 종업원지주회 27.75%, 관계사(패밀리·미도리상사·그린서비스)가 13.94%, 임원지주회 5.96% 등 집단 지분 변동은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씨가 22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신 회장은 신동주 전 부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총수 일가 지분은 서씨 모녀일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에 서씨 모녀가 사실상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한 신 회장에 손을 들어준 것으로 관측된다.
서씨 모녀가 처분한 것으로 추정되는 개인 지분 상당수가 신 회장에게 넘어가면서 경영권 탈환을 꾀하는 신 전 부회장으로서는 불리해진 모양새다.
실제 서씨 모녀는 1차 경영권 분쟁 당시 지분 매각을 권유한 신 전 부회장의 제안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진다.
한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 서미경씨가 배임·횡령건으로 기소되면서 부담이 커졌고 롯데그룹 경영에 손을 떼는 과정에서 지분을 넘겼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박효주 기자 (hj030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