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탁윤 기자] 우여곡절끝에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의 제 7대 회장으로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27일 확정됐다. 경총 전형위원회가 이날 오전 손 회장을 만장일치로 추대한데 이어 손 회장측도 이날 오후 회장직 수락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CJ그룹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한국 경제 발전을 위한 경제계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중차대한 역할을 맡게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회장직 수락 의사를 밝혔다. 손 회장은 현재 인도 출장중으로 다음달 초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손경식 CJ 회장 <사진=뉴스핌DB> |
손 회장은 "그동안 기업현장과 경제단체를 거치며 쌓은 경험을 토대로 상생의 노사관계 및 경제발전에 기여하도록 하겠다"며 "특히 중소기업을 포함한 재계와의 활발한 소통을 통해 경영계의 목소리를 충실히 대변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중앙회 출신 박상기 전 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선임하려다 무산되고, 그 과정에 현 정부와 정치권이 개입한 의혹 등이 불거진 내홍 사태는 일단 봉합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손 회장은 기업 경영 경험이 많고 경제와 재계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데다 오랫동안 경제단체장(대한상의 회장)을 역임하면서 축적된 경험이 재계와 정계를 이어주는 역할에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05년부터 2013년까지 제 18~21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직을 역임하면서 그동안 경제단체장 단골 후보로 계속 이름을 올려왔다. 지난해에는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후보에도 거론됐다.
다만 당장 손 신임 회장 앞에는 조직내 갈등 봉합과 함께 재계 대표 경제단체로서의 위상 회복이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경총은 경제5단체의 하나로 노사문제와 관련 경영계를 대변해 목소리를 내는 조직이다. 지난해 현 정부 출범 초기 김영배 전 부회장이 일자리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다가 문재인 대통령의 질책을 받기도 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얽힌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존폐기로에 서 있는 상황에서 대한상의가 재계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지만,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 더욱이 대한상의는 최근 정부 주요 정책에 대해 최대한 말을 아끼며 몸을 사리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경총이 사용자 단체로서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 등 현 정부 주요 노동현안에 대해 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재계 한 관계자는 "노동 편향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현 정부에서 손 회장에게 최저임금인상이나 통상임금 판결, 근로시간 단축 등 '노조에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주는 어른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