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신임 의장이 점진적인 금리인상을 당초 예고한 것보다 빠른 속도로 단행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때문에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뛰었고, 뉴욕증시는 장중 내림세로 돌아섰다.
의회 증언 나선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출처=블룸버그> |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가 탄탄한 성장과 경기 과열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도록 하는 데 정책 목표를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그는 인플레이션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히고, 금융시장의 변동성 상승에도 통화정책 정상화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세계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27일(현지시각) 의회 증언에 나선 파월 의장은 경기 과열 없이 인플레이션을 높이는 한편 성장을 도모하는 데 통화정책의 무게를 둘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의 증언에서 “지난해 12월 연준은 올해 세 차례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이후 발표된 경제 지표는 고용시장의 지속적인 호조와 경제 펀더멘털의 강화를 반영했고, 이를 통해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3월 회의에서 점도표를 통해 올해 금리인상 폭에 대한 전망이 달라질 것이라는 의미가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투자자들은 이날 발언을 긴축이 가속화될 가능성을 해석했다.
워싱턴 D.C. 연준 본부의 독수리상 <사진=블룸버그> |
국채를 포함한 금융시장이 파월 의장의 증언에 크게 출렁였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5bp 이상 치솟으며 2.92%에 거래됐고, 정책 금리에 가장 민감한 것으로 알려진 2년물 수익률도 2.27%까지 올랐다.
장 초반 완만하게 상승했던 뉴욕증시는 내림세로 돌아섰다. S&P500 지수가 0.3% 내렸고, 나스닥 지수와 다우존스 지수 역시 각각 0.4%와 0.1% 하락했다.
파월 의장은 최근 주가 폭락에 대해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앞으로 금융시장이 널뛰기 장세를 연출하더라도 연준의 금리인상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미국 경제 전반에 대해 그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고용시장이 탄탄한 펀더멘털을 유지하고 있고, 소비자 지출 역시 건재하다는 것. 여기에 임금 상승이 속도를 내기 시작한 만큼 통화정책 정상화 여건이 충분하다고 그는 판단했다.
이와 함께 미국 수출과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 부양이 미국 경제에 새로운 훈풍을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강한 상승 신호를 보낸 인플레이션에 대해 그는 전반적인 실물경기 개선에 비해 물가 상승이 뒤쳐지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연준 정책자들이 중시하는 핵심 개인소비지출 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1.5%에 그쳐 목표치인 2.0%에 이르지 못했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또 강한 경제 성장이 반드시 가파른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보다 생산성이 본격적으로 향상될 때 물가 역시 강하게 오를 것이라는 주장이다.
다만, 그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일제히 상승 탄력을 보이는 데다 금융시장의 우려가 높은 만큼 앞으로 추이를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은 파월 의장의 첫 공식 발언에 대해 매파에 치우쳤다는 진단을 내렸다. 노무라의 조지 곤칼브스 채권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시장은 이날 증언을 연준의 금리인상이 가속화될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앞으로 인플레이션 추이를 가늠할 수 있는 경제 지표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오는 3월 올해 첫 금리인상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정책자들의 중장기 금리 전망을 반영하는 점도표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