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광연 기자]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서는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 직원이 직접 출퇴근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제도를 도입 또는 추진하고 있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다만 중소ICT기업의 경우, 인건비 상승과 인력 확보에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 IT서비스, 포털, 게임 등 주요 ICT 기업들은 근무시간 단축 대응을 모두 마친 상태다.
SK텔레콤은 2분기 내, 이르면 4월 자율적 선택근무제 도입을 예고한 상태다. 2주간 총 80시간 범위내에서 업무성격 및 일정을 고려해 직원 스스로 근무시간을 설계하면 된다. 첫주에 50시간을 일하면 다음주에는 30시간만 일하면 돼 주4일 근무도 가능해진다.
SK텔레콤 사옥 |
KT와 LG유플러스 역시 주 40~52시간을 기준으로 근무환경 개선 작업에 착수했으며 삼성SDS 등 IT서비스 기업들도 직원이 스스로 출근과 퇴근시간을 조절하는 자율출퇴근제로 근무시간 단축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포털 및 게임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네이버는 근무시간을 따로 정하지 않고 오전 7~10시 사이에 출근해 자유롭게 근무를 조정하는 ‘책임근무제’를 시행중이며 카카오도 비슷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1월부터 주 40시간 근무를 원칙으로 하면서 출퇴근 시간도 오전 7~10시 사이에 30분 단위로 자유롭게 선택하는 ‘유연 출퇴근제’를 시범운영 중이다. 넥슨은 오전 8~10시에 출근, 오후 5~7시 사이에 퇴근한다.
지난해 노동환경 문제로 홍역을 겪었던 넷마블게임즈 또한 대대적인 개선 작업을 거쳐 3월부터 하루 5시간 근무를 기본으로 출퇴근 시간을 직원이 스스로 정하도록 했다. 넷마블은 2017년 2월부터 전직원을 대상으로 야근과 주말근무를 금지하는 ‘일하는 문화 개선안’을 시행해오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1월부터 주 40시간 근무를 원칙으로 유연 출퇴근제를 시행중이다. <사진=성상우 기자> |
제조업과 달리 서비스와 아이디어 중심인 ICT업계는 이미 효율적인 근무 시스템을 적용하거나 구축하고 있어 이번 근로기준법 개정안 대응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24시간 근무가 불가피한 모니터링 부서나 업무 집중이 불가피한 개발 부서의 경우, 교대근무로 근무시간을 조절하고 있다.
문제는 300인 미만 기업들이다. 50~299인 기업은 2020년 1월 시행으로 여유가 있는 상황이지만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약해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추가 인력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추가 인력 확보도 과제다.
중소게임사인 A기업의 경우, 현재 경력 8년 이상의 A급 개발자 5명으로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추가 근무수당을 제공하며 평균 주당 60시간 정도 근무중이다.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따르면 52시간 이상 근무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해 개발중인 게임의 예상 출시 시점을 맞추기 위해서는 5명의 추가 근무 업무량을 채우기 위한 인력 채용이 불가피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인건비도 부담스럽지만 고급 인력 확보가 더 큰 문제다. 수준급 개발자는 작은 회사에 오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라며 “이런 상황을 고려해 추가근무에 대한 현실적인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정광연 기자(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