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미국의 수입산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부과 소식에 주요국들이 즉각 보복 조치를 예고하며 무역 전쟁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각) 자국 철강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난 자리에서 수입산 철강 제품에는 25%, 알루미늄에는 10%의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당 관세가 모든 수출국에 적용될지 세부사항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관세 조치는 이르면 다음 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캐나다와 유럽, 멕시코 등은 즉각 반발했다. 이들은 하나같이 “우리를 예외로 해 달라. 그렇지 않으면 보복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 캐나다 "美 철강 수입하는데 너무하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AP> |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외교부 장관은 캐나다가 미국 철강의 절반 이상을 사들이고 있어 미국이 20억 달러에 달하는 흑자를 보고 있다며 “미국이 캐나다를 국가 안보 위협으로 여기는 것은 완전히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언제나 캐나다 근로자들과 사업체들의 이익을 대변해야 한다”며 “캐나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관세가 부과되면 캐나다는 우리의 무역 이익과 근로자들을 위한 적절한 대응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에 철강 및 알루미늄 공장을 두고 있는 기업들도 즉각 반응을 내놓았다.
캐나다 알루미늄협회 최고경영자(EO) 진 시마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전면전을 시작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럼에도 그는 “캐나다가 (관세 부과) 면제국에 지정되길 계속 기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국적 광산 및 자원업체 리오 틴토는 매년 140만 톤 이상의 알루미늄을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운송한다. 리오 틴토는 자동차를 비롯한 기타 제조상품 시장에서 캐나다와 미국이 상당히 긴밀히 통합된 만큼 미국에 캐나다 면제 조치를 계속해서 압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유럽-멕시코, “즉각 보복 불가피”
유럽과 멕시코도 미국이 자국을 관세 대상에서 제외하지 않을 경우 즉각적인 대응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알루미늄 <출처=블룸버그> |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조치를 계획대로 진행한다면 보복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번 조치가 미국 국내 산업을 보고하기 위한 노골적인 개입”이라며 “심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은 “수만 개의 유럽 일자리를 위기로 내몰 불공정 조치에 우리 산업도 피해를 보게 될 것인 만큼 가만히 두고 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융커 위원장은 “EU는 우리의 이해를 방어하기 위해 단호하고도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수일 내로 보복 조치를 공개적으로 밝힐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융커 위원장은 보복 조치가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준하는 조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멕시코도 면제 조치를 촉구하면서, 관세가 부과되면 보복 외에는 “옵션이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일데폰소 과하르도 멕시코 경제장관과 윌버 로스 미 상무부 장관이 지난 수요일 워싱턴에서 회동한 가운데, 관련 소식통은 멕시코가 관세 조치에 대한 보복 입장을 분명히 전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멕시코는 미국산 철강 44억5000만 달러어치를 수입한 반면 미국에 대한 수출 금액은 26억3400만 달러에 불과했다. 멕시코 철강산업협회(Canacero)는 “우리 철강업계가 관세 조치에서 예외가 되길 바란다”면서도 관세가 부과될 경우 그에 상응하는 수준의 즉각적인 보복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