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북한이 비핵화 논의를 언급하며 북미 대화 가능성을 열면서 공을 넘겨 받은 미국 정부의 입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 전문가인 미국 버지니아 소재 미 해군 부설 해군 분석센터(CNA)의 켄 가우스 박사는 미국이 최대 압박 전략을 펼치며 북한을 비핵화 논의 협상 테이블에 앉히는 것을 기대했을 것이라면서도 이렇게 빠른 반응이 올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켄 가우스 박사<사진=미 해군분석센터(CNA)> |
가우스 박사는 7일(현지시간) 뉴스핌과 인터뷰를 통해 “미국은 최대 압박 전략이 북한으로 하여금 진지하게 비핵화를 논의하는 협상 테이블에 앉도록 하길 바랐을 것”이라면서 “그렇긴 하지만 미국이 곧장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을 기대했을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으며 미국도 뜻밖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미국이 대화의 조건으로 제시한 비핵화 논의를 용인하면서 앞으로 북미 간 대화가 성사될지는 결국 미국에 달렸다는 진단이다. 양국 간 대화를 통해 가장 크게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북한 핵 프로그램의 동결이지만 상당한 인센티브와 미국, 한국과의 전반적인 전략 관계의 변화 없이는 김 위원장이 비핵화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며 이것이 달성되는데는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가우스 박사는 예측했다.
◆ “김정은 전략 계산 변화시켜야 평화로운 미래 가능”
한반도 비핵화 논의를 전제로 한 북미 대화 가능성이 열리면서 가우스 박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김 위원장에게 제공할 인센티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제는 이 같은 외교 전략을 개발할 인원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가우스 박사는 조셉 윤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가 갑작스럽게 사임한 데다 주한 미국 대사도 정해지지 않은 점을 언급하고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제재 해제에 비핵화 카드를 이용하고 다시 핵 프로그램을 개발할 가능성에 대해 가우스 박사는 “그것은 미국과 한국이 다음에 할 일에 대한 전략이 없다면 일어날 것”이라면서 “적어도 (핵 프로그램) 동결은 동결이 없을 경우 북한이 1~2년 안에 완성할 것으로 보이는 프로그램 개발의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동결이 핵 프로그램을 지연시키면 이해 당사국들이 한반도의 긴장감을 완화하고 역학을 변화시킬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특히 가우스 박사는 장기적 해결책을 얻고 궁극적인 비핵화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김 위원장의 전략적 계산을 변화시킬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정은과 그의 정권의 생존과 핵 프로그램 개발 셈법이 같아지는 순간을 찾아야 한다”면서 “이것이 북한에서 리비아나 이라크 시나리오가 나오지 않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가우스 박사는 “만일 외교가 적절한 압박과 인센티브로 시간을 번다면 김 위원장의 셈법이 보다 국제사회에 부응하는 쪽으로 옮겨갈 수 있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평화로운 미래에 대한 희망은 없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김 위원장이 모두 주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문 대통령에 대해서는 “중재자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이며 다른 둘을 협상 테이블로 끌고 오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