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 전민준 기자] 카허 카젬 한국지엠(GM)사장이 “비급여성 인건비(복리후생비)까지 축소해야 한다”면서 노조측에 추가적인 고통 분담을 요구했다. 한국GM 정상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연간 7000억원 수준의 비용절감 방안에서 복리후생비가 1500억원(21%)으로 비중이 큰 만큼, 이 부분을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 것.
사측이 제시한 복리후생비 축소 방안에는 ▲의료비 지원과 자녀 학자금 지급 등 3년간 유보 ▲ 점심식사 유상 전환 ▲ 임직원 차량할인 구입 및 수리비 할인혜택 조정 등이 포함됐다.
16일 한국GM 및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카젬 사장은 전날 노조가 마련한 교섭 안을 논의한 경영진들에게 “복리후생비를 포함해 기본급 동결과 성과급 미지급 등 포괄적인 비용감축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은 변함없다”는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사진=한국GM> |
이는 현재 한국GM 노조가 GM본사가 제시하는 구조조정 요구 수준를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를 해결할 교섭안을 끌어내겠다는 의사로 풀이된다. 복리후생비 삭감까지 확약 받은 뒤 노사 합의를 이끌어 내고, GM본사 측에 신차 배정 등을 요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세운 것.
GM 본사와 한국GM 사측은 ‘희망퇴직(4000억원)+비급여성 인건비 절감(1500억원)+성과급 삭감(1350억원)’ 등을 통해 연간 7000억원 가량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되면 한국GM이 적자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 신차배정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한국GM은 이미 지난 달 말 한 차례 희망퇴직으로 약 2500명의 인력을 감축, 4000억 원의 인건비 절감을 예상하고 있다.
또, GM 본사 등의 교섭안에는 단체협약 개정 사항으로 △명절 복지 포인트 지급 삭제 △통근버스 운행 노선 및 이용료 조정 △학자금 지급 제한(최대 2자녀) △중식 유상 제공 등도 담겨 있다.
여기에 노조는 지난 15일 2018년 기본급 동결, 2017년분 성과급(인당 1000만원) 삭감 등의 노조 안을 발표했다. 노조 안으로 인한 실질적인 비용절감 효과는 연 190억원(기본급 동결)과 1350억원(성과급 삭감) 등 총 1540억원이 될 전망인데, 사측 안과 비교하면 비급여성 인건비 절감(1500억원) 부분이 빠진 셈이다.
노조는 아울러, 기본급을 동결하고 성과급(최근 3년 평균 1066만원)을 안 받는 대신 조합원 전원에게 1인당 3000만원어치 주식을 달라고 요구했다. GM 본사는 한국GM에 빌려준 돈 약 3조원을 자본금으로 출자 전환하고 이때 생기는 주식 중 4050억원어치를 나눠 달라는 주장이다. 한국GM에 따르면 카젬 사장은 이 부분에 대해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카젬 사장이 ‘고강도 비용 절감’ 등 고통 분담을 요구하면서 오는 19일 열릴 4차 임단협에서는 ‘복리후생비’, '1인당 3000만원 규모 주식의 종업원 분배' 등이 최대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단, 업계 일각에선 GM 본사가 3월 내 임단협 타결을 조건으로 신차 배정을 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막상 협상에선 사측도 한 발 물러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3월 내 신차 배정을 결정하기 때문에 임단협 타협을 계속 미룰 순 없다”며 “사측은 복지비와 성과급 축소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타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GM 관계자는 “최대한 양측이 만족할 수 있는 상황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