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연초 이후 캐나다 달러화와 멕시코 페소화의 등락이 엇갈려 주목된다.
이들 국가 모두 NAFTA에 크게 의존하고 있고, 미국과 무역 마찰을 빚고 있다는 점에서 두 개 통화의 탈동조화가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멕시코 페소화 <사진=블룸버그> |
21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캐나다 달러화가 연초 이후 미국 달러화에 대해 4% 가량 하락한 반면 멕시코 페소화는 같은 기간 5% 가까이 상승했다.
지난해에 이어 MAFTA 폐지 가능성이 제기될 정도로 미국과 재협상이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지만 페소화는 일본 엔화를 제외하고 주요국 통화를 웃도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016년 대선 승리 이후 공격적인 ‘팔자’에 시달렸던 페소화는 강한 반전을 이룬 셈이다.
2016년 미국 대선 이후 페소화는 달러화에 대해 9% 이상 떨어졌다. 여기에 최악의 시나리오가 충분히 반영됐다는 진단이 올들어 페소화 반등을 이끌어냈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렸다.
멕시코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기대감 역시 투자자들 사이에 페소화 ‘사자’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UBS 웰스 매니지먼트는 멕시코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가능성과 함께 고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의 관련 자산 매입을 예상한 바 있다.
이와 달리 캐나다 중앙은행은 이달 초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시장 예상치에 못 미쳤고, 연초 이후 발표된 수출 및 수입 지표 역시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통화 하락 압박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TD증권의 마크 맥코믹 북미 통화 전략 헤드는 WSJ과 인터뷰에서 “캐나다의 경제 지표는 모멘텀이 꺾이는 상황”이라며 달러/캐나다달러 환율이 현재 1.3080캐나다달러에서 1.35캐나다달러까지 뛸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NAFTA 재협상이 순조롭지 못한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대상에서 캐나다와 멕시코를 한시적으로 제외시켰다.
하지만 이는 NAFTA 재협상의 성공 여부에 달린 문제인 만큼 양국의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서도 각각 25%와 10%의 관세가 적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NAFTA 재협상에서 발을 뺄 경우 캐나다 달러화가 특히 수직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