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성훈 기자] 한미 양국이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 철강 관세부과 조치에서 한국을 국가 면제하는데 합의했다.
26일 산업통상자원부는 한미 양국이 3월 집중적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을 진행한 결과, 한미 FTA 개정협상의 원칙적 합의가 도출됐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대미 한국산 철강 제품에 부과한 25%의 관세조치를 원천적으로 무효화함에 따라 국내 철강기업들은 일단 한시름 놓게 됐다.
우리나라는 중국산 철강재 수입 1위, 대미 철강수출 3위국으로, 당초 미국 상무부 232조 권고안에서 러시아, 터키, 중국, 베트남 등과 함께 53% 관세부과 대상인 12개국에 포함된 바 있다.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한미FTA 개정협상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하지만 올해부터 대미 철강 수출량이 30%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이번 한미 FTA 개정협상을 통해 한국산 철강재의 대미 수출에 대해 2015~2017년간 평균 수출량(383만톤)의 70%(268만톤)에 해당하는 쿼터를 설정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74% 수준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미 철강 수출액은 32억6000만 달러(약 3조5000억원)를 기록했다. 수출량 쿼터를 적용해 수출 물량이 약 30% 가량 줄어들 경우 수출액 역시 1조원 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 달여간에 걸친 전방위적인 아웃리치(대외 접촉), 미국 당국과의 치열한 협상, 민관 협력을 통해 국가면제에 대한 합의를 도출해냈다"며 "국가 면제 조기 확정으로 25% 추가 관세 없이 지난해 대미 수출의 74% 상당 규모에 해당하는 수출 물량을 확보함으로써, 우리 기업들의 대미 수출의 불확실성이 제거됐다"고 평가했다.
품목별로는 주력 수출품목 중 하나인 판재류의 경우 지난해 대비 111% 쿼터를 확보했으나, 유정용강관 등 강관류 쿼터는 지난해 수출량 대비 큰 폭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정부는 강관 업체에 대해 수출선 다변화, 내수진작 등 피해 최소화 대책을 적극적으로 강구해 나갈 예정이다.
단, 우리 대미 철강 수출은 전체 철강 수출(3170만톤)의 11% 수준으로, 미국 쿼터로 인한 전세계 수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정부는 예상하고 있다.
특히 이미 미국의 철강재 가격 상승이 현실화되고 있고, 여타 수출국에 25% 관세 부과시 추가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 수출물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대미 철강 수출액 감소폭은 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정부는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절차에 따라 우리 철강업계가 미국 현지 수요기업, 투자기업 등과 함께 진행하는 품목 예외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18일 미국 내 공급이 부족하거나 특별한 국가 안보 관련 고려가 있는 품목에 대해 예외 신청 인정 절차를 발표했다.
아울러 글로벌 보호주의 확대 등 대내외 환경변화를 철강산업 체질 개선의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철강재 고부가가치화 등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방안도 마련키로 했다.
[뉴스핌 Newspim] 정성훈 기자 (j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