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탁윤 기자]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등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최근 국제유가 강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원유를 원료로 쓰는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국제유가가 오르면 원가 부담이 커져 실적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최근 2~3년 저유가 기조속에 이들 석유화학회사들은 지난해까지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올해는 미국과 중국발 석유화학 공급 과잉 우려까지 나오고 있어 석유화학사들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올해 상반기중 미국 메이저들은 에탄분해시설(ECC)을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ECC는 셰일가스를 원료로 에틸렌을 생산하는 설비로, 국제유가가 오를수록 원가경쟁력이 커진다.
26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 및 미국 금리인상, 미국의 이란 제재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중이다.
지난 23일(현지시간)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대비 배럴당 2.5%(1.58 달러) 오른 65.88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경우 5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2.19%(1.51 달러) 상승한 70.42 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
글로벌 경기 회복세에 따른 석유수요 증가로 당분간 유가가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의 기업공개(IPO)가 지연되고 있는 것도 국제유가 상승 탄력을 부추기고 있다.
이같은 국제유가 강세는 국내 정유사들보다는 석유화학사들의 실적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원유를 수입한후 정제해 다시 수출하는 정유사들은 국제유가 급등락 자체보다는 정제마진이 중요하다.
그러나 원유를 원료로 에틸렌 등 석유화학제품의 기초원료를 만드는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국제 유가에 그만큼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오르면 원유를 원료로 하는 석유화학업체의 원가 부담이 커질수 밖에 없다"며 "특히 셰일가스 기반의 미국과 석탄 기반의 중국업체들과의 원료 경쟁 부담도 커진다"고 지적했다.
저유가 기조속에 지난 2~3년 초호황을 누린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슈퍼호황이 올해까지 지속될지 여부는 역시 국제유가에 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의 ECC증설에 따른 공급 과잉 우려도 변수로 꼽힌다.
강병준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2018~19년 미국 ECC 증설에 따른 공급부담 확대로 국내 석유화학업체의 수익성은 2017년 대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그러나 견조한 전방 수요와 다각화된 제품 포트폴리오에 힘입어 여전히 양호한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