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이홍규 기자] 미국 내 대표 외교 강경파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의 행정부 복귀는 전쟁의 가능성을 높인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외교 수완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볼턴 전 대사보다 워싱턴 내에서 악명 높은 강경파는 거의 없다고 보도했다.
볼턴 전 대사는 다자주의를 '경멸'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엔을 혐오하고 유럽연합(EU)을 '멸시'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유엔과 EU가 주권을 해치고 미국의 결단력 있는 행동을 방해한다는 주장이다.
존 볼튼 <사진=AP통신/뉴시스> |
WP는 볼턴 전 대사의 지정학적 이슈에 대한 조급증은 그의 행실을 둘러싼 소문과 어울린다고 꼬집었다.
지난 2005년 의회 증언에서 볼턴 전 대사는 '킥다운, 키스업(kick-down, kiss-up) 관리자'로 유명해졌다.
킥다운, 키스업은 조직 내 중간급 직원이 상급자에겐 공손하고 아첨하는 행위를 하지만 하급자에겐 난폭한 행동을 하는 상황을 일컫는 신조어다.
볼턴 전 대사는 그의 성격 때문에 유엔대사 직을 영구 확보할 기회를 놓쳤지만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그의 호전성은 백악관에서 가장 중요한 외교 정책 자리로 이끌도록 했다고 WP는 전했다.
볼턴 전 대사는 지난 2003년 이라크 침공의 기반을 닦은 인물이다.
지난 2001~2005년 국무부 군축 및 국제안보담당 차관이었던 그는 사담 후세인이 대량 살상 무기를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다는 '소설'을 미국이 밀어붙이는 데 도움을 줬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이 '소설'은 결국 '가짜'인 것으로 판명났지만, 이로 인해 중동은 불안정한 상황에 휩싸여 황폐해졌다.
일부 추정치에 따르면 15년 전 이라크 침공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100만명이 넘는다.
볼턴 전 대사는 현재까지도 미국의 지난 2003년 이라크 침공 결정을 옹호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지난 대선 운동 당시 미국의 이라크 전쟁을 비판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을 백악관 내 외교·안보 사령탑 자리에 앉혔다.
전문가들은 볼턴 전 대사의 행정부 복귀로 북한과 이란과의 무력 충돌 가능성이 커졌다고 우려한다.
지난달 볼턴 전 대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북한에 대한 '예방타격' 의 실행 가능성을 옹호하는 글을 썼다.
또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주 '라디오 프리 아시아'에 미국은 경제적 양보를 제공해선 안 되며, 정권 교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을 반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볼턴 전 대사는 과거 북미 관계를 악화시킨 전력이 있다.
WP는 "지난 2001년 그는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외교를 통해 북한과의 핵확산금지협약을 보강하기보다 협약에서 물러서도록 설득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