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와 관계없이 미국은 회담으로 인한 수혜를 입을 것이란 주장이 나왔다고 26일(현지시각) 포브스(Forbes)가 보도했다.
주한 미 대사를 역임했던 크리스토퍼 힐과 로버트 갈루치 전 미 북핵대사는 북미 정상회담 합의 내용을 북한 측이 지키지 않는다 하더라도 미국은 회담 자체에서 이익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브루킹스> |
힐과 갈루치 전 대사는 정상회담 합의 과정에서 미국이 북핵 프로그램을 모니터 할 수 있게 되며 동맹국과는 긍정적 관계를 유지하는 한편 핵무기 확산도 제한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994년 북한 핵 위기 당시 제네바기본합의서 체결을 주도했던 갈루치 전 대사는 “이미 보유한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하는 합의를 입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북핵 프로그램이 없고 재처리나 농축 활동이 없음을 입증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이 기회”라며 이를 잘 활용하고 북한이 다시 (협상에) 재개입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면 안보를 개선하고 분쟁 가능성은 줄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갈루치 전 대사는 지난 1994년 합의 당시에도 북한이 파키스탄과 핵무기 개발 협력에 나섰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그럼에도 미국은 농축 활동을 저지함으로써 북한이 100개 정도의 핵폭탄을 만들지 못하게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북미 정상회담 합의에 앞서 준비 작업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한국, 중국과 협의하는 동시에 일본에도 계속 알려 공동 합의문이 나올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무역 측면에서 비슷한 (협력) 신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아주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북 초강경파’로 알려진 존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 관련 뉴스들이 나오는 가운데, 힐과 갈루치 대사는 모두 대북 적대 스탠스를 경계했다.
특히 힐 전 대사는 “구체적이지 않더라도 비핵화 약속이 나올 경우 존 볼턴과 같은 일부 대북 강경파의 비난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힐과 갈루치 전 대사는 북핵 프로그램 동결이 양호한 한 걸음이 될 수는 있지만 그것으로 게임이 끝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북미 정상회담 합의로 미국이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 국가로 인정한다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으며 국제 관계에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