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백진엽 기자] 현대차그룹이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정공법을 택했다.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보유중인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매각하고, 대신 계열사들이 갖고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사들여 지배구조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28일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을 통한 사업구조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동시에 이같은 순환출자 해소방안도 내놓았다. 핵심은 정 회장 부자가 계열사들의 현대모비스 보유 지분을 모두 매입한다는 것이다.
거래 시기는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이 마무리되고 각 주식들이 변경상장 또는 신주 추가 거래되는 7월말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상은 기아자동차와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이 보유중인 현대모비스 주식이다. 이들은 각각 16.88%, 0.67%, 5.66%씩 보유하고 있다. 주식수로 보면 기아차가 1642만7074주, 현대글로비스가 65만6293주, 현대제철이 550만4846주씩 가지고 있다. 모두 2258만8213주다.
추후 분할합병과 증시 상황에 따라 가격은 달라지겠지만, 현대모비스의 현재가 26만1500원을 기준으로 계산할 경우 약 6조원에 달하는 규모다.
정 회장 부자는 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보유중인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기아차에게 넘길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양도소득세다. 현대차그룹은 양도세 규모가 해당 시점의 주가와 매각 주식수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최소 1조원은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부터 대주주 대상 과세표준이 3억원 이상인 경우, 양도세율이 주식을 매각해 생긴 소득의 22%에서 27.5%(주민세 포함)로 상향 조정된 점도 반영됐다. 다시 말해 1조원이 넘는 세금을 내면서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는 정공법을 선택한 것이다.
이 거래가 완료되면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는 모두 해소되고, 지배구조는 정 회장 부자가 현대모비스의 최대주주가 되고, 현대모비스를 정점으로 다른 계열사들이 수직계열화되는 구조가 된다.
아울러 현대모비스에 대한 정 회장 부자의 지분율은 30%를 넘게 된다. 현재는 정 회장만이 6.96%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구조 개편을 추진하면서 '정공법' 카드를 택한 것은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대주주의 적극적인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편법을 동원하지 않는 적법한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사회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현대차그룹에 신뢰를 보내 온 국민들께 보답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백진엽 기자 (jinebito@newspim.com)